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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朴 소환 D-2, 檢·변호인 '뇌물죄' 공격·방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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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롯데면세점 장성욱 대표 소환…최태원 SK회장 13시간 넘게 조사…뇌물죄 유죄시 실형 불가피]

머니투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일정이 결정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사진기자들이 포토라인을 설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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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검찰이 뇌물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이 뇌물인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뇌물수수 혐의만은 막아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이를 방어하기 위한 논리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장성욱 롯데면세점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전날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소환해 13시간 넘게 조사를 벌였다. 이는 두 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의 대가성을 찾기 위한 것이다.

앞서 1기 특수본은 두 재단에 기업이 낸 출연금은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런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시키는데 성공했다. ‘출연금에 대가성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면 뇌물’이라는 공식이 성립한 것이다. 특검은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은 탓에 삼성그룹만 수사하고 나머지 의심스러운 SK그룹, 롯데그룹 등에 대한 수사는 검찰에 넘겼다. 검찰이 추가적인 뇌물혐의를 밝혀내지 못하면 체면이 구겨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특수본 2기의 성패가 여기에 달렸다고 보고 수사를 넘겨받은 직후 SK그룹에 대한 수사에 전력을 쏟았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사면 등 기업 현안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낸 출연금이 얽혀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청와대 측과 출연금, 사면을 놓고 교감했다는 정황도 확보돼있는 상태다. 검찰은 전날 최 회장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로 출연금이 사면 대가였는지 등을 확인했다.

롯데그룹에 대해서도 수사가 시작됐다. 정부는 2015년 11월 특허기간이 만료된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을 대상으로 특허 재심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은 특허권을 잃었다.

이후 지난해 3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는데, 당시 면세점과 관련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에 검찰이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는 월드타워점점 특허를 재취득해 영업을 재개했다. 검찰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주말에도 대부분 출근해 기록을 검토했다.

만약 두 기업이 낸 출연금의 대가성이 입증돼 박 전 대통령이 뇌물죄로 유죄를 받는다면 실형이 불가피하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1억 원 이상의 뇌물죄의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아무리 형량을 낮춰주려고 해도 3년 이하의 징역형에만 가능한 집행유예는 불가능하다.

이에 박 전 대통령 측은 뇌물혐의를 반박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여러 차례에 걸쳐 미르·K스포츠 재단의 모금 과정에 “직접 관여한 바 없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출연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이 재단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특검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함께 재단을 공동운영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을 반박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특검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들이 두 재단 임원 인사권과 재산비율 결정 과정 등에 참여하지 못했고,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전권을 행사했다는 것을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이 재단을 운영했다고 결론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두 재단과 관련된 일은 몰랐다’ ‘최씨가 혼자 벌인 일’이라는 취지로 대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유영하 변호사를 필두로 손범규·위재민·정장현·서성건·황성욱·채명성 변호사가 ‘방어논리’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이원석 특수1부장과 한웅재 형사8부장을 전면에 내세워 박 전 대통령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조사실로는 서울중앙지검 10층 영상녹화조사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 등이 거쳐 간 7층 영상녹화조사실도 검토됐고 검찰은 아직까지 조사 장소를 확정하지 않았다. 특수본 관계자는 “여전히 몇 군데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질문 수백여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사 시간도 길어질 전망이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7시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시간동안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밤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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