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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미리본 검찰조서] ② 檢 "朴-崔 경제공동체" vs 朴 "뇌물은 엮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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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공모한 삼성그룹과의 '뇌물 거래' 의혹을 강도 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앞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함께 삼성 측을 강하게 압박해 재단 기금 출연을 받아냈고, 최순실·정유라 일가에 대한 금전 지원 등도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뇌물 혐의는 박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 가운데 가장 형량이 무거운 범죄다. 검찰과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사실상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공동체'로 판단해 범죄 공모 관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거나 "누구를 봐줄 생각은 없었다"며 전면 부인으로 일관해왔다.

검찰이 그동안 밝혀온 수사결과와 박영수 특검으로 부터 인수받은 수사결과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언론 인터뷰 및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의견서 등을 토대로 예상 조사 내용을 가상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문(검사) : 피의자와 최순실은 어떤 관계인가요?

▲ 답(박 전 대통령) :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최순실이 도움을 줬습니다.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를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도움을 받고 왕래했습니다.

-- 문 : 피의자가 1990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택으로 이사할 때 최순실이 어머니인 임선이와 함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돈을 지불했고, 2013년경부터 4년간 최순실이 피의자의 의상 제작 비용, 의상실 임대료, 직원 급여 등 3억 3천만원을 대납해준 거로 확인되는데 어떤가요? 피의자는 최순실과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사이가 아닌가요?

▲ 답 : 아닙니다. 삼성동 주택은 제 장충동 집을 판 대금으로 구입한 것입니다. 의상비는 사비로 최순실에게 주거나 행정관을 통해 전달했고 대납은 없었습니다. 저와 최순실이 '경제 공동체'라고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 문 : 피의자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도 아는가요?

▲ 답 : 네. 어릴 때 봤습니다. '정유연'에서 개명했다고 들었는데, 저는 최근까지 '유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 문 :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준공식 때 삼성전자 부회장인 이재용을 따로 만나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아달라'고 한 것으로 삼성 관계자가 진술했는데, 최순실의 부탁을 받은 것이었나요?

▲ 답 : 참모들의 건의로 만나 협회를 맡아달라고 제안한 것은 맞지만, 당시 협회가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다는 보고를 받은 기억이 나서 그랬던 겁니다. 삼성그룹이 예전에 승마협회를 맡아 운영한 경험이 있으니까 좋은 선수들을 육성해 주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서 제안한 겁니다.

-- 문 : 결국 삼성이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2015년 8월 삼성전자가 최순실이 실제 소유한 '코레스포츠'와 213억원을 지원내용으로 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해 2015년 9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컨설팅비 명목으로 280만 유로를 송금하고 삼성전자가 정유라를 위해 말 3필을 사준 것으로 확인됐는데 알고 있나요?

▲ 답 : 저는 모르는 내용입니다.

-- 문 : 2015년 6월 안종범 경제수석과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에게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해 합병이 성사되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나요?

▲ 답 : 그런 지시한 적은 없습니다.

-- 문 : 삼성이 승마 지원을 해주는 대신 합병이 잘되도록 도와주려고 한 것 아니었나요?

▲ 답 : 그건 완전히 엮은 것입니다. 삼성 합병 문제는 당시에 많은 국민의 관심사였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그런 큰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잘 대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국가에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기를 도와주라' 그렇게 지시한 적은 없습니다. 누구를 봐주기 위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 문 : 2015년 7월에 이재용과 다시 삼청동 안가에서 다시 면담해 삼성그룹 경영의 애로사항을 듣고 승마 지원을 더 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있나요?

▲ 답 : 그렇지 않습니다. 그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해 달라,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을 늘려 달라, 문화와 체육발전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 정도를 했습니다.

연합뉴스


뇌물 혐의는 만약 인정될 경우 박 전 대통령 측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가장 무거운 혐의다. 이런 점에서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은 기초적인 사실관계부터 법리에 이르기까지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공방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조사 직전 주말에 전격 소환한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전·현직 수뇌부의 조사 내용도 포함해 박 전 대통령 측을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1일 조사과정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최대 쟁점이자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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