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인치 대화면, 18대9 비율 디스플레이, 방수·방진 기능, 배터리 사고 방지용 히트파이프 탑재. 베일을 벗은 LG전자 G6는 이처럼 '겉멋'을 버리고 '기본기'를 선택했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주인공이 올해만큼은 삼성전자 갤럭시가 아닌 LG전자 G6였다. 갤럭시S8 출시일이 3월 말로 미뤄지면서 올해 MWC에서는 갤럭시 빈자리를 놓고 LG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스마트폰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정보기술(IT) 전문지 테크크런치는 "스마트폰은 오버 스펙 경쟁보다는 사용성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LG전자가 옳은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더버지는 "G6는 최근 LG전자가 만든 스마트폰 중 가장 훌륭한 제품"이라며 "디스플레이 주변 베젤을 줄이고 18대9 화면 비율을 적용해 큰 스크린임에도 한 손으로 쓰기 편한 기기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전작 G5에서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파격을 앞세웠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절치부심하던 LG전자는 전작 G5와 달리 G6의 무기로 사용자 편의성을 앞세웠다. 실제 G6는 마치 컴퓨터나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업무 환경을 구현했다. 듀얼 스크린 기능이 그 예다.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히면 왼쪽에는 사진이 뜨고 오른쪽에는 사진 리스트가 함께 나왔다. 왼쪽 사진을 보면서 오른쪽 사진 리스트에서 몇 장을 골라 '움짤'을 손쉽게 합성해낼 수 있다. 캘린더를 띄우면 왼쪽에 달력, 오른쪽에 세부 일정이 알기 쉽게 표시된다. 동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화면 속 등장인물을 검색할 수도 있다. 고성능 방수·방진 기능에다 떨어뜨려도 전원이 꺼지지 않는 강도 높은 내구성도 특징이다. 방수·방진 기능은 LG전자 프리미엄폰 가운데 처음이다. 구글 인공지능인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도 포함돼 있다. 아직은 영어와 독일어만 지원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구글이 한국어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연내 한국어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툭튀(카메라가 돌출되는 문제)'가 없는 고화질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고 금속 원형 테두리를 둘러 베젤이 가장 얇은 옆면까지도 내구성을 강화했다.
LG전자는 G6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LG전자가 이번 MWC에서 마련한 1617㎡ 규모 부스는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커진 것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본질을 담았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지난 몇 년간 자꾸 독특한 디자인이나 독특한 재질, 독특한 기능만 생각했다"며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 보급량 70% 이상인 주요 고객층을 놓쳤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G6는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 수요를 먼저 고려한 뒤 필요한 기능들을 넣었다고 했다. MWC 무대에 깜짝 등장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도 "이제 스마트폰 산업은 상당히 성숙해서 이렇다 할 혁신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전성이나 품질 같은 스마트폰 본연의 가치로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LG전자 1인 대표이사에 오른 조 부회장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경쟁사 스마트폰을 분해·조립하는 열정으로 MC사업본부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내 흑자 전환 목표도 공약했다. 조 부회장은 "혁신과 성공의 1등 DNA를 모바일 사업에도 접목해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외 IT 관계자들은 가격과 마케팅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 해외 소매업자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과 마케팅에 메리트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LG전자는 오는 10일 G6를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며 출고가를 89만9800원으로 확정했다. 2일부터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예약구매한 고객에게 '액정 파손 무상 보증 프로그램'과 정품 케이스 등 25만원어치의 혜택을 제공한다. 액정 파손 무상 보증에 따라 G6를 예약구매하고 1년 사이 기기 액정이 파손되면 한 차례 공짜로 수리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예약 고객은 무선 이어폰인 '톤플러스', 롤리 키보드2와 비틀 마우스,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등 사은품 3종 중 하나를 5000원에 살 수 있는 특전을 받는다. 이처럼 예약구매에 제공되는 혜택을 모두 합치면 45만원에 달한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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