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7]폰카 ‘두개의 눈’ 전쟁…'광각·3D·줌' 기능별 신경전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듀얼 카메라’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주요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중인 세계 최대 모바일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듀얼 카메라를 공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개의 눈’을 일제히 달고 나왔으나 각사마다 지향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다. 어느 회사가 듀얼 카메라 시장에서 주도권을 움켜쥘 지가 관전 포인트다.

◇中 오포, 5배 광학줌 듀얼카메라 기술 선봬

28일(현지시간) 중국 ‘오포(OPPO)’는 새 스마트폰 대신 ‘5배(x) 듀얼카메라 줌 기술’을 공개했다. 작년 샤오미를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4위로 올라선 오포는 올해 MWC의 가장 메인 구역인 홀3에 처음 입성해 성장세를 과시하기도 한 회사.

‘세계 최초의 전망경 타입 카메라’라고 명명한 이 기술은 다섯배까지 줌을 당겨 원거리에 있는 물체도 생생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탠더드 렌즈 하나와 ‘페리스코프’ 렌즈 하나로 5배 이상의 줌을 당겨 찍을 수 있다. 아직 정식 제품은 아니라 시제품에 적용했는데, 향후 전략 스마트폰에 이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듀얼 카메라는 지난해부터 제조사들이 점차 채택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애플도 ‘아이폰7 플러스’에 ‘두개의 눈’을 달았다. 그러나 각사가 강조하고 있는 기능은 조금씩 다르다.

LG전자(066570)는 ‘G5’에 이어 이번에 ‘G6’에서도 후면에 두 개의 카메라를 달았다. 후면의 광각 카메라는 화각을 대폭 넓혀 일반 카메라보다 더 폭넓은 각도의 촬영을 가능케 했다. 작년 하반기 ‘V20’에 첫 적용한 전면 광각카메라도 G6에 적용한 만큼 ‘셀프카메라를 즐기기에 적합한 카메라’ 쪽으로 성능을 강화한 셈.

화웨이는 신제품 ‘P10’에서 원근감 표현을 강조했다. 두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 사진을 터치하면 배경 또는 인물을 흐릿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식이다. 중국 ZTE는 이번 MWC에서 공개한 ‘액슨7 맥스’를 통해 3D 사진 촬영을 한 뒤 스마트폰 화면으로 3D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중국 지오니 역시 신제품 ‘A1 플러스’에 듀얼 카메라를 장착했다.

삼성전자는 내달 29일 공개하는 차기작 ‘갤럭시S8’에 싱글 카메라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듀얼 픽셀’로 화소수를 극대화해 촬영 퀄리티를 향상할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 과시가 아닌 소비자에게 필요한 성능이 중요”

제각기 다른 계산으로 듀얼 카메라 흥행을 노리고 있지만 지나치게 앞선 기술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MWC 현장에서 만난 전자업계 관계자는 “오포가 선보인 5배줌은 여러 제조사가 검토한 뒤 시제품까지 만들어 봤는데 고사양의 카메라 렌즈 때문에 제품 두께를 얇게 만들기 힘들고 외부 충격에 약할 수 있다는 게 단점”며 “과거와 달리 폰카 화소수가 상당히 많아졌기 때문에 디지털줌 방식으로도 충분히 그만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을 과시하는 게 아닌 현존하는 기술들을 조합해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주는 제품이 향후 듀얼 카메라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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