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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스마트폰 ‘열공’에 빠진 ‘세탁기장인’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MWC 첫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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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 MWC 2017서 'G6' 성공 자신

이데일리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세탁기·냉장고·TV 등 가전에서 유용했던 LG만의 경쟁력을 모바일에도 심겠습니다.”

조성진 LG전자(066570) 최고경영자(CEO·부회장)는 27일(현지시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이 개막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 내 LG전자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략 스마트폰 ‘G6’를 계기로 LG 스마트폰 사업에 전환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탁기 장인’으로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을 이끌었던 조 부회장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열린 G6 공개 행사에서는 연단에 올라 각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인삿말을 건넸다. 그는 H&A사업본부장이었던 지난해 12월 LG전자 전사 사업을 총괄하는 CEO로 선임됐다.

◇CEO 취임 후 업무 절반 모바일에 할애

조 부회장은 “3개월정도 CEO를 하면서 업무의 50% 정도를 모바일 쪽에 신경 썼다. 과거 옆에서 볼 때는 우리 모바일 사업이 힘들구나 그 정도만 알았지 지금 보니까 스마트폰 시장이 상당히 터프하더라”면서 “한꺼번에 ‘뿅’ 하고 올라갔다 ‘뚝’ 떨어져 죽으면 실패하는 것인데 실패를 교훈 삼아 그 다음 성공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의 시각은 물론 제가 가지고 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다각도로 봤는데 LG 모바일 사업은 잠재력이 있다”며 “최근 몇년간은 ‘틈새시장’을 주로 공략했다면 올해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으로 방향을 바뀌었다. 방향이 잘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듈형 디자인으로 실패를 맛봤던 전작 G5와 달리 G6는 보편성과 안정성을 선택했다. 세계 최초 18:9 비율 ‘풀비전’ 디스플레이 등 G6의 기능 및 디자인은 1년여 전부터 기획됐기 때문에 신제품은 ‘조성진 CEO’의 의견과는 사실상 큰 틀에선 관련이 없다. 그러나 조 부회장의 말을 뜯어 보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조 부회장은 “과거 냉장고 시장에서 800ℓ, 850ℓ, 900ℓ로 용량을 늘리는 경쟁이 있었는데 저는 이 싸움이 의미 없다고 봤다. 냉장고 사이즈가 커져 봤자 설날에 남은 음식만 넣어 놓고 썩히지 않나(웃음)”라며 “불필요한 혁신을 위해 힘을 빼는 것은 옳지 않다. 스마트폰 시장도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 고객이 진짜 원하는 부분을 찾아서 그 부분을 만족시켜 주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혁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혁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라며 “또한 모바일은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카, 사물인터넷, 로봇, 스마트홈 등의 핵심 플랫폼으로 계속 발전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삼매경 빠져…“10대쯤 분해해 봐”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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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회장은 CEO 취임 후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졌다. 수십대의 경쟁사 제품을 직접 뜯어 봤다는 소문도 들렸다. 조 회장은 과거 H&A사업본부장에 취임한 뒤 ‘청소기 분석’을 위해 회사 집무실 바닥을 마룻바닥으로 바꿀 정도로,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큰 CEO다.

그는 “LG 스마트폰 말고 경쟁사 제품 30여대를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봤다. 실제 뜯어 본 건 10대 이하다(웃음)”라며 “세탁기 등 가전에서 좋은 부품을 쓰고도 값싼 부품을 쓰는 경우와 가격이 유사해지는 경험이 있었는데, 될 지 안 될 지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에도 이런 걸 접목해 보고 싶다는 얘기를 구성원들에게 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과의 ‘역할 분담’에 대해 그는 “조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에 전념하고 저는 LG전자 사업 전체를 보는 역할에 변함이 있겠나”라며 “다만 제가 기술자로서 40년 전자제품을 다룬 노하우가 있고 특히 스마트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하드웨어 기술 관련 부분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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