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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저성장시대 CEO연임 법칙, 탄탄한 실적기반… 지속혁신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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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

권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고, 이 행장은 민영화 이후 첫 행장으로 취임, 3년째 행장을 시작하게 됐다.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맡은 조 내정자는 금융계열사 맏형 격인 신한은행장을 역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주 회장 바통을 이어받았다.

연임에 성공하거나 자연스럽게 바통을 이어받은 이들은 불황기에도 빛나는 실적을 기록한 공통점이 있다. 아울러 변화보다는 '안정'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정치적인 변혁기와 글로벌 불황기에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예측 가능한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맥락에서다. 이들에게는 지속적인 혁신 과제도 주어졌다.

포스코 이사회가 25일 권 회장을 최고경영자(CEO) 단독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는 실적도 좌우했다. 포스코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원재료비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실적보다 상당히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실적이 공개되니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3조835억원, 영업이익 2조844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시황 부진ㆍ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법인 수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연결기준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포스코를 비롯한 해외 철강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돼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것이다.

이명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연임 전원일치 배경에 대해 "권 회장이 보여준 성과를 고려할 때 사외이사 전원이 포스코의 중장기 성장 발전을 위해 권 회장의 연임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 우리은행장이 민영화 이후 첫 행장으로 선택된 데에는 숙원이었던 민영화를 성공시킨 점과 조직 안정화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 행장은 2014년 말 취임 후 2년간 우리은행 민영화에 주력했다. 지난해 11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29.7%를 민간에 쪼개 파는 데 성공하면서 우리은행을 민영화 궤도에 올려놓았다. 예보가 우리금융지주 주식 100%를 취득한 2001년 이후 15년8개월 만이다.

실적도 뒷받침했다. 취임 당시인 2014년 4000억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을 2년 만인 2016년 1조원대로 늘렸다. 아울러 이 행장은 스스로 임기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면서 조직의 신뢰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일 차기 회장을 뽑은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서는 예상대로 조 내정자를 선택했다. 이사회 멤버들이 격변의 시기에 조직의 안정과 예측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조 내정자 카드를 수용한 것이다.

이상경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조 내정자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안정적 발전을 중요하게 여겼다. 안정적인 것은 순서대로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조 내정자 역시 회장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누가 낫다기보다는 지금 상황에 맞는 리더십과 역량을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선상에서 26일 면접 심사를 받는 황창규 현 KT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황 회장의 연임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3년간 KT가 영업이익 1조원대로 복귀하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도 황 회장의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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