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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4차 산업혁명 본격화…‘반도체’ 나홀로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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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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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자동차, 조선, 중공업 등 한국 대표 산업들이 타격을 입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은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전체 영업이익 9조2200억원 가운데 반도체 부문이 절반이 넘는 4조9500억원을 차지했고, 26일 실적이 발표될 SK하이닉스도 5분기 만에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전망도 밝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등 미래 신산업이 발달할수록 반도체 수요는 더 증가하기 때문이다. 2018년까지는 ‘슈퍼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높다. 하지만 경기 변동성이 크고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향한 전방위적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25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와 증권업계 등의 자료를 보면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PC 및 서버 D램 가격이 모두 지난해 3분기 바닥보다 현재 40%가량 오른 상태다. 통상 1분기는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에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과 퀄컴 등의 과점 체제도 유지되고 있다.

2015년 이후 공급과잉 사태가 빚어졌던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치고 호황 사이클에 접어든 것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한 영향이 크다. 가전제품 등에 본격적으로 접목되는 인공지능의 경우,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대용량의 서버가 필요한데 이는 고사양의 메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또 스마트폰 역시 점점 고사양화되면서 좋은 성능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 앞으로 대부분의 가전제품에 사물인터넷 기능이 탑재되고, 자동차도 점점 IT기기화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이 부각되면서 서버, 스토리지 등 IT 관련 수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고성능 서버용 SSD(Solid State Drive) 등 프리미엄 시장 대응에 주력해 기술 리더십 강화와 함께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SK는 최근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웨이퍼 제조사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반도체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에 탄탄대로만 펼쳐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워낙 경기 흐름에 민감해 전망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3개 지역에 총 700억달러(약 82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라인을 설립할 계획을 밝혔다. 데이터 저장에 쓰이는 3차원(3D) 낸드플래시와 데이터 처리에 활용되는 D램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까지 한국 기업과 기술 격차가 벌어져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투자의 기세로 볼 때 경쟁 상대로 부상하는 건 시간문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절대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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