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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대구 등산아카데미 변우용씨 “팔고 나면 볼 수 없으니, 시민들과 같이 보는 게 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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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수집 유물 대구시 기증

경향신문

변우용씨(왼쪽 사진)와 그가 교육박물관을 위해 대구시교육청에 기증한 고가구와 도자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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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유물 수집가가 30여년간 모은 애장품 5000여점을 대구시교육청에 기증했다. 유물은 내년 7월 건립될 대구교육박물관에 전시된다.

대구시교육청은 25일 대구 등산아카데미 학장인 변우용씨(67)가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유물 3374점을 기증했고, 다음달 초에 1700여점을 추가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변씨가 기증한 물품은 교과서 등 서적류를 비롯해 도자기, 장롱, 신발, 반닫이 민속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제강점기에서 1970년대까지 초·중·고 과목별로 분류해 놓은 교과서는 2000여점에 이른다. 또 1960~1970년대 교복, 교련복, 교모를 비롯해 가방, 주판 등도 내놓았다. 애지중지하던 동의보감 전집 25권도 몽땅 기증했다. 4년 전 상주에서 가까스로 구입한 고려시대 불경인 불설아미타경은 고미술계에서는 보물급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 밖에 순라꾼들이 야경을 돌 때 사용하던 딱딱이, 책갈피의 일종인 서산, 보부상 노끈, 몽당 먹집게 등 온갖 희귀물품을 내놓았다. 그가 기증한 유물은 1t화물차의 5대 분량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0억원대를 웃돈다는 게 고미술계의 평가다. 변씨는 “팔고 나면 자식처럼 아껴온 애장품을 영원히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 않느냐”면서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함께 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무상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내년 7월 건립될 대구교육박물관에 별도의 ‘변우용홀’을 조성할 예정이다.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변씨는 1997년 화가인 친구 집에 들러 벽면 한쪽에 가지런히 진열된 도자기 모습을 보고 골동품 수집에 빠졌다. 이때부터 주말이면 유물을 구하러 서울·부산·광주·목포·청주 등 전국을 돌아다녔다. 집 안에 유물을 보관하는 데 한계가 있어 회사 인근에 2층짜리 창고를 별도 구입하기도 했다. 5년 전부터는 매주 수요일 서울을 찾아 인사동 고미술아카데미에서 고미술사와 감정학을 공부하면서 내공을 다지고 있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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