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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정의선 부회장 야심작 신형 i30 판매 출시 3달만에 '月90여대'로 추락…정의선 作 'PYL' 전략도 사실상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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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핫 해치(Hot hatch, 고성능 해치백 자동차)'를 표방하며 지난해 9월 출시한 '신형 i30'가 역대 현대차 신차 가운데 최악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추락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2011년부터 수천억원을 쏟아부으며 처음으로 추진한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 브랜드 전략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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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차효과 무색, 출시 3달 만에 月 100대도 못 파는 처지

현대차는 지난해 9월 7일 신형 i30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신차 판매에 돌입했다. 신형 i30는 2007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11년 2세대를 거쳐 3세대 모델에 해당한다.

현대차는 핫 해치를 주제로 한 매체 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며 신차효과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암담한 상황이다. 신형 i30는 출고가 본격화된 10월 648대가 판매됐으나 11월 463대, 12월 94대로 3달 만에 7분의 1수준까지 급감했다.

신형 i30처럼 출시 3개월 만에 신차효과가 사실상 사라진 것은 이례적이다. 기존 2세대 i30의 경우 출시 다음 달인 2011년 12월 1599대, 2012년 1월 1723대가 팔리며 판매가 오히려 증가했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평가되는 대형 세단 '아슬란'도 출시 다음달인 2014년 11월 1320대, 같은 해 12월 992대로 신형 i30보단 두배 이상 많이 팔렸다.

신형 i30가 판매 부진에 빠진 것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 급증,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해치백의 주요 소비층이던 2030세대가 해치백 대신 비슷한 가격대의 소형 SUV로 옮겨가는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2015년 8만대 수준이던 소형 SUV 시장은 지난해 10만대 수준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디젤게이트 여파로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 해치백인 폴크스바겐 '골프'의 국내 판매가 중단되면서 같은 차급인 신형 i30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골프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신형 i30는 외면한 셈이다.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하락도 판매 부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의 잇단 결함 논란과 사후 대응, 내수용과 수출용 차별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20~30대 젊은 층과 자동차 마니아들의 수요가 높은 해치백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신형 i30 TV 광고가 신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는 신형 i30 출시 초기 TV 광고 영상을 통해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선정적인 내용의 영상으로 소비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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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세대 공략, 수천억원 쏟은 PYL도 사실상 중단

신형 i30가 또다시 판매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현대차가 2030세대를 공략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했던 서브 브랜드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의 부활도 어렵게 됐다.

정의선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현대차는 수입차 선호도가 높은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벨로스터와 i30, i40 세 차종을 PYL 브랜드로 묶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2011년 브랜드 출범 당시부터 현재까지 광고와 멤버십 서비스 등에 쓰인 마케팅 비용은 수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PYL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동급 모델보다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PYL 대표 차종인 벨로스터와 i30, i40는 같은 차급인 아반떼, 쏘나타 등보다 300만~400만원 이상 비싸지만, 일부 사양을 제외하면 파워트레인 등 상품성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대차는 2015년 말까지 PYL 고객을 대상으로 영화 이벤트, 서킷 이벤트, 맛집 체험 이벤트 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16년부터는 사실상 모든 마케팅 활동을 중단했다.

현대차 한 관계자는 "현재 PYL에 대한 브랜드 마케팅은 계획된 것이 없다"며 "PYL 대신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한 소형 SUV 등 다양한 신차 투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IT조선 정치연 기자 chich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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