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 -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약 5년 반 만에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이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6일 선고 공판에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반면 존 리 전 대표의 주의 의무 위반 혐의는 ”혐의를 증명할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오전 선고가 끝난 후 피해자 가족들이 침통한 얼굴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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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옥시레킷벤키저의 신현우 전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 7년형이 선고됐다.
검찰 구형량(20년)보다 낮아 그 이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신 전 대표가 7년형을 받은 것은 그가 살균제의 위험성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본 법원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신 전 대표에게 적용된 여러 혐의 중 가장 법정형이 높은 사기죄에서 무죄가 나오면서 전체적인 형량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신 전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는 데는 그에게 적용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 전 대표에게 검찰이 적용한 3건의 혐의 중 업무상 과실치사상은 금고 5년, 표시광고법 위반은 징역 2년이 법이 정한 최대한의 형량이지만, 특경법 사기죄는 최대 무기징역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이 신 전 대표에게 사기죄를 적용해 기소하지 않았더라면 징역 20년은 애초 법적으로 선고할 수 없는 형량이 된다. 나머지 두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는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산정한 최대 법정형은 신 전 대표가 받은 것과 같은 징역 7년이다.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창영)는 다른 2건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사기죄는 유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이 ‘인체 무해’, ‘아이에게도 안전’ 등 허위 광고 문구를 내세워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을 속여 51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었다는 판단에 따라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한 법원의 인식은 다소 달랐다.
재판부는 “신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에 함유된 PHMG 농도가 낮고 유독물로 지정돼 있지 않아 안전성이 문제없다고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신 전 대표 등이 안전성을 확인할 중요한 의무를 소홀히 한 건 맞지만, 막연히 살균제가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본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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