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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우보세]화웨이의 중화유위 vs 삼성의 사업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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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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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인력풀이 삼성전자만 못하지 않아요. 누가 우위라고 말할 상황이 아닙니다."

모 외국계 IT기업 CEO의 얘기다. 해마다 매출이 30%씩 늘어나는 기업, 세계에서 가장 특허 출원을 많이 신청하는 기업,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1위, 글로벌 스마트폰 3위…. 화웨이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한두 개가 아니다. 화웨이가 새해 벽두부터 삼성에 이어 애플을 제치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위청둥 화웨이 CEO는 최근 “지난해 1억4000만대 판매 목표는 모두 달성했다”며 “올해는 하이엔드 제품군에서 애플과 본격 경쟁해 2018년 애플을 추월하겠다”고 공언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5년 출하량 1억대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40%나 급증했다. 올해 판매목표는 1억7000만대. 지금의 성장 속도라면 내년엔 정말 애플(내년 2억대 추정)을 추월할 지도 모른다.

화웨이가 다른 중국업체들과 다른 점은 주력사업인 통신장비 및 네트워크 부문과의 시너지가 크다는 것이다. P9 시리즈가 지난해 1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저가 이미지를 탈피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다른 중국스마트폰에는 싸늘한 반면 화웨이폰만은 적극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00조원을 넘었다. ‘한강의 기적’ 뺨치는 초고속 성장이다.

올해로 창립 30년을 맞는 화웨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이 인민군 엔지니어 출신인데다 오너가 없는 종업원지주회사라는 점을 들어 실 소유주가 중국 정부가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기업공개(IPO)도 안 한다. 그만큼 기업경영은 투명하지 않다. 이 점이 북미시장을 뚫는데 결정적 장벽이지만 포기를 모르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화웨이의 사명은 중화유위(中華有爲) 즉 ‘중화민족에 미래가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굴기를 보는 국내 기업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상당 부분의 점유율을 내어준 상황이다. 삼성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5위권 밖으로 밀렸다. 화웨이가 북미시장을 뚫는다면 최대 피해자는 현지 2~3위인 삼성과 LG다. 화웨이는 국내에도 잇달아 신제품을 선보이며 세를 넓히는 모습이다.

국내 제조사들은 지난해 어려운 보릿고개를 넘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 연쇄 발화로 제품 단종 사태를 맞았다. LG전자는 ‘G5’ 흥행 실패로 6분기 연속 스마트폰 사업 적자다. 이들 제품 모두 출시 초기 ‘혁신’으로 전세계 이용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지만 결국 실패작으로 끝났다.

못다한 혁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까. 뼈아픈 시행착오를 경험한 만큼 올해 후속작들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에 맞서 ‘혁신의 종주국’으로 국위선양하길 기대해본다. 다시 사업보국(事業報國)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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