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IT에 발 담그자"…테크 스타트업 마구 사들이는 유통·車업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작년 인수금액 1250억弗..기술기업간 M&A보다 많아

4차 산업혁명 직면..올해도 '공격적' 인수 지속될 듯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비기술(Non-Tech)’ 기업들이 기술을 보유한 신생기업(스타트업) 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무인자동차 등장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이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신생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전통적으로 비기술 기업으로 알려진 회사들이 지난해 스타트업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1250억달러(한화 약 151조원) 이상의 인수실적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1년 200억달러(24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5년만에 6배 이상 급증한 금액이다.

실제 미국 최대 유통체인인 월마트는 지난해 8월 전자상거래를 시작한 제트닷컴(Jet.com)을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금액만 33억달러(4조원)에 이르는 이 초대형 딜은 역대 전자상거래분야 인수·합병(M&A) 가운데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도 기술 및 신생기업들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보스톤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IT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기술기업으로 재편하기 위한 노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GE는 지난해 기계학습 전문회사인 와이즈아이오(Wise.io), 산업용 대량데이터 처리기술에 특화 벤처기업 비트스튜시스템스(Bit Stew System) 등 IT 스타트업을 인수한 데 이어 11월에는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관리기업 서비스맥스(ServiceMax)를 9억1500만달러(1조1100억원)에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와 다임러(Daimler) 등 자동차 기업들도 리프트(Lyft)와 헤일로(Hailo)와 같은 차량 공유 애플리케이션 업체들의 지분을 상당규모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인터넷 시대가 시작된 이래 비기술 기업들의 기술 기업 인수가 기술 기업간 M&A를 사상 처음으로 웃돌았던 한 해로 기록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기술 기업들이 지난해 인수한 기술 기업은 총 682개(사모펀드 제외)로 기술 기업이 사들인 수(655개)를 넘어섰다. 또 정보제공업체 톰슨로이터 데이터를 봐도 지난 해 발표된 4만5416건의 M&A 거래 가운데 기술 기업 인수가 6657건(15%)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앤서니 암스트롱 모건스탠리 기술 M&A 책임자는 “비기술 기업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엄청난 도전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비기술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나 이사진들도 기술 기업에 대해 능통하다”고 말했다.

투자금융(IB)분야 전문가들은 기술과 주요 사업간 융합이 절실해지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만큼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콧 아델슨 홀리한로키 공동 대표는 “이해할 수 없는 사업체에 진입하려는 경영진은 없다”면서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경영진들이 이제는 더 이상 머리를 감싸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