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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진로 교육 후 맞춤 매칭 "스타트업 취업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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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산업진흥원 스타트업 캠퍼스

조선일보

구직자 온·오프라인 교육 진행
교육생의 약 30%가 취업 성과
“능동적인 업무 펼칠 수 있어요”


'스타트업(start-up)'.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업기업을 이르는 단어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성장은 실로 대단했다. 1990년대에 불어닥친 IT 벤처 붐이 무색할 정도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 입장에서는 스타트업 취업은 여전히 망설여지는 일이다. 중견 기업에 비해서 근무환경, 기업 정보 등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틈새를 줄이고자 서울산업진흥원(이하 SBA)이 팔을 걷어붙였다. 스타트업과 구직자를 지원하는 '스타트업-인재 매칭 지원 사업'을 통해서다.

스타트업 취업에 대한 로드맵 제시

지난 14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의 현대타워 7층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추운 날씨에도 널찍한 강의실은 사람들로 빼곡했다. 바로 이곳은 SBA가 '스타트업-인재 매칭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주관기관 오이씨랩,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함께 진행하는 '스타트업 캠퍼스' 교육 현장이다. '스타트업 캠퍼스'는 전반적인 스타트업 세계와 트렌드를 알아보고 지원자들 간의 협업과 개별 코칭을 통해 각 개인의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장영화 오이씨랩 대표는 "스타트업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이 오프라인 교육과 지속적인 온라인 피드백 과정을 거쳐 스타트업의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에서 필요로 하는 건 자기주도성이에요. 그래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스타트업이 자신의 성향과 맞는지를 알아봐요. 그리곤 관심사와 니즈에 맞는 스타트업 기업을 물색하고 그에 맞춰 준비합니다."

이날 강의실에서는 '스타트업 캠퍼스' 3회차 교육이 한창이었다. 교육 준비를 하던 스타트업 취업 희망자 정태성(25)씨는 "스타트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졸업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했어요. 저같은 경우에는 '내가 그 회사에서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느냐'라는 기준으로 진로를 생각해봤어요. 그러다가 '스타트업'이 눈에 들어왔고, 스타트업 캠퍼스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됐어요. 현재는 사회적 기업쪽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마지막 시간인 이날 교육에서는 구직자들이 스타트업에 지원하기에 앞서 최종 점검을 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20여 명의 구직 희망자들은 각자 자신이 지원한 스타트업에 대해 '1분 발표'를 했다. 관심 기업도 분야도 제각각이었지만 스타트업 취업을 향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마케팅 직무의 스타트업 취업을 준비 중인 유은지(24)씨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함께 준비를 하다 보니 큰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자기주도적인 일 하고 싶다면 두드려라!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지난 11월 기준 148명의 교육생이 거쳐 갔다. 그 중 47명이 실제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과정을 거쳐 스타트업에 취업한 김지현(24)씨, 강태화(27)씨, 한송이(26)씨 모두 스타트업에 강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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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씨 ‘마이리얼트립’ 매니저/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김지현씨는 현재 여행 스타트업인 '마이리얼트립'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현직 가이드' '현지에 거주하는 가이드'들이 본인의 투어를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저는 여기에서 전 세계에 있는 가이드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스스로 자율성을 가지고 일하는 만큼 회사 생활에 크게 만족해요."

김씨의 경우 지난 2월 '스타트업 캠퍼스' 문을 두드렸다. "좀 더 자율성이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앞서 대기업에서 인턴을 한 적이 있는데, 조직 구조라든지 수동적인 분위기가 저랑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렸죠."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김씨는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평소에 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그래서 '여행업'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죠. 관련된 스타트업을 찾아보다가 '마이리얼트립'이란 회사를 알게 됐고, 그곳에 맞춰서 취업을 준비했어요. 물론 스타트업 캠퍼스의 교육과 매칭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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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화씨 ‘팬타그램’ 사진앱 개발/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사진앱 스타트업인 '팬타그램'에서 근무 중인 강태화씨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느 취업준비생들과 다르지 않았다.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공기업과 같은 안정적인 직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어요. 그러다가 한 세미나 수업을 통해 스타트업 CEO들의 강연을 듣고 인식을 바꾸게 됐어요. 요즘같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시대에서 큰 조직보다는 작은 스타트업이 이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취업에 대한 인식을 바꾼 강씨는 그때부터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준비는 쉽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졸업한 강씨는 이후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지만 견습 단계에 불과한 상황이라 개발자로 취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때 '스타트업 캠퍼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팬타그램이라는 사진앱 스타트업을 강씨와 매칭시켜 준 것이다. 강씨는 팬타그램의 프로 개발자 밑에서 일주일간 학습능력 및 태도에 대한 내부 검증을 거친 후 팀원으로 합류할 수 있었다.

조선일보

한송이씨 ‘맥파이 브루잉 컴퍼니’/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스타트업 '맥파이 브루잉 컴퍼니'에서 운영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한송이씨의 사례도 눈길을 끈다. "현재 일하고 있는 맥파이 브루잉 컴퍼니는 2012년 이태원 경리단 길에 조그만 브루샵을 오픈해 현재는 직영매장 세 곳과 브루어리 한 곳을 운영하고 있는 소규모 맥주회사에요. 6개월간 운영지원 업무를 해오면서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지원했고 일 욕심이 많은 만큼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었어요."

한씨는 스타트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 아주 우연한 계기 때문이다. 친구의 소개로 '스타트업 캠퍼스'를 접하며 스타트업에 대해 눈을 뜬 것이다. "얼마 전까지 제 안의 스타트업은 창업(혹은 창업가)과 동일한 단어였습니다. 창업가 외의 존재를 인식해 본 적이 없었기에 저 또한 스타트업의 한 구성원으로서 일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볼 일 역시 없었죠.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저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걸 좋아하고 추구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공부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그 결과 지금의 직장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인재 매칭 지원 사업'을 발판으로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에 안착한 이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강태화씨는 "스타트업은 훌륭한 성장의 기회"라며 "적어도 스타트업을 경험해 보는 것이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서 플러스가 될지언정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한송이씨도 "스타트업에 대해 조금의 관심 혹은 궁금증이라도 가지신 분은 학생 때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꼭 한번 해보시기를 추천한다"며 "많은 분들이 스타트업에 도전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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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인재 매칭 지원 사업’의 일환인 ‘스마트업 캠퍼스’ 교육 현장 모습./장은주 C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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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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