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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침몰하는 한국경제] 빅2 환율·무역 戰雲…‘새우등’ 신세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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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달러 대비 절하폭 확대

中 구매력 감소 한국경제 타격

미·중 무역전쟁땐 中 성장둔화

한국, 대중국 수출감소 현실화



세계 경제를 이끄는 양축인 미국과 중국 간 환율ㆍ무역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중국 위안화의 미 달러화 대비 절하폭이 확대되고 있다. 2014년 절하세(연간 2.3%)로 전환된 후 지난해 4.6%로 커졌다가 올해는 지난 5일 기준 6.0%까지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위안화 절하 압력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역외 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는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달 8일(현지시간) 6.787위안에서 이달 5일 6.889위안으로 떨어졌다. 고시환율 기준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25일 달러당 6.9168위안으로 2008년 6월 11일(달러당 6.9209위안) 이후 8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안화 절하 움직임이 두드러지자 미ㆍ중 무역마찰의 전조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통화당국이 미ㆍ중 통상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시장개입을 축소하면서 환율 절하를 용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직간접적 시장개입을 통해 과도한 위안화 절하를 억제해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자본통제 강화가 자본유출 속도를 일시적으로 늦출 뿐 장기적으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내년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에 나서면 미ㆍ중 금리차가 축소돼 위안화 절하 압력이 커질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13개 투자은행(IB)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12개월 간 위안화가 달러대비 4% 가량 절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내년 말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35위안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주요2개국(G2) 사이에 낀 한국 경제다.

위안화 절하가 큰폭으로 전개될 경우 중국의 대외구매력이 감소해 원자재 가격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중국 수출 단가가 하락해 신흥국 간 경쟁이 격화될 수도 있다. 결국에는 신흥국에서의 자본이탈을 부채질하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특히 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2%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피해가 불가피하다.

미ㆍ중 무역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의 중국산 고율 관세 부과→중국 대미 수출 감소→중국 성장 둔화ㆍ수요 감소→한국 대중국 수출 감소’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미ㆍ중 무역갈등 시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한국 수출 68.7%)와 최종재(31.3%) 수요가 꺾여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총수출은 0.3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미ㆍ중 통상마찰이 심해지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과 금융시장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대중국 수출감소가 경상수지 흑자 규모 축소로 이어져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우리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고 있다는 의심을 살 수도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0월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하고 원화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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