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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될성 부른 中 스타트업에 투자해볼까… 눈길 가는 선강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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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나스닥’ 개막… 선전 증시 BYD 등 신흥기업 상장

해외증권 매매 전용계좌 개설 필요

위안화로 거래… 거래수수료 비싸

주가 이미 고평가ㆍ변동성도 높아

대형주 위주 중장기 투자 바람직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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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둔 전기차 제조회사 비야디(BYD)는 애초 1995년 배터리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2003년 자동차 회사 인수 후 전기차 시장에 눈을 돌린 이 회사는 중국의 녹색성장 바람을 타고 눈부신 성장을 거듭, 2011년 중국 선전 거래소에 상장했고 지금은 미국 테슬라, 일본 닛산까지 제친 전기차 판매고 세계 1위가 됐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BYD처럼 중국의 ‘될성부른 창업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5일부터 시작된 선강퉁 제도를 통해서다. ‘박스피’(박스+코스피) 국내 증시에 지친 투자자들에겐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중견ㆍ창업 기업이 몰려 있는 중국 선전 주식시장이 매력적인 대안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미 기대감에 최근 3년간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을 만큼 무작정 덤벼들기엔 리스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고수익을 노린 단기 투자보다 시가총액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등을 고려한 최소 1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권하고 있다.

선강퉁이란

선강퉁에서 ‘선’은 중국 선전을 ‘강’은 홍콩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그간 제한됐던 양쪽 주식시장의 교차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11월 시행된 후강퉁(상하이↔홍콩 교차투자)에 이은 중국 자본시장 개방 조치의 일환이다.

선강퉁은 다시 세분해 외국인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퉁과 중국인이 홍콩 시장에 투자하는 강구퉁으로 구분된다. 국내에서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사는 건 원래 가능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로선 이번 선강퉁 시행으로 선전 거래소 상장기업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된 게 새로운 변화라 할 수 있다.

선전거래소 상장 주식을 사려면 일단 선강퉁 거래 체계를 갖춘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 증권매매 전용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거래 통화가 위안화이기 때문에 거래 전 환전을 하거나 외화계좌에 넣어둔 위안화를 이용해야 한다. 거래수수료는 국내보다 비싸다. 국내는 증권사에 따라 최저 0.01% 수준으로 낮지만 선강퉁 거래는 0.3%(온라인 거래 기준)가 붙는다.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차익의 22%)도 내야 한다.

중국 벤처기업 투자 가능해져

선강퉁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미 커버린 중국 본토의 대기업 외에도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기업들에 직접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중국 광둥성 최대 산업도시인 선전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통한다. 세계 전기차 1위인 BYD를 비롯해 중국 대표 통신업체 ZTE와 인터넷 기업 텐센트 본사도 선전에 자리잡고 있다.

대기업과 국유기업이 중심인 상하이거래소와 달리 선전거래소엔 이런 신흥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대거 몰려 있다. 회사 규모는 작아도 성장성이 높은 민영기업(70%) 비중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업종 역시 금융, 에너지 등에 집중된 상하이거래소와 달리 정보통신(IT), 소비, 헬스케어 같은 중국 정부가 신산업으로 육성하는 업종이 몰려 있다. 선전 시장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이유다.

대형주 위주인 메인보드 시장으로만 구성된 상하이거래소와 달리 선전거래소는 3개 시장으로 구분된다. 메인보드를 비롯해 중소기업 중심의 중소판, 신성장 기업이 상장해 있는 창업판 등이다. 국내 투자자가 선강퉁을 통해 사고 팔 수 있는 선전증시 종목은 총 881개다. 이 가운데 메인보드가 267개, 중소판 411개, 창업판 203개 종목에 이른다.

고평가 부담… 옥석 가려야

선전증시에 직접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상장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2012년 전기차, 바이오 등 7대 신흥전략산업을 발표한 이후 정책 기대감이 그간 주가에 상당히 많이 반영된 탓이다. 중국 선전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ㆍ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 높을수록 고평가됐다는 의미)은 약 27.3배로 상하이증시(13.1배)의 2배를 넘는다. 특히 선전증시엔 성장ㆍ정책테마주ㆍ중소형주가 몰려 있어 주가 변동성도 상당히 높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선전증시의 높은 변동성 등을 감안하면 시가총액이 높고 재무건전성이 좋은 종목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해야 한다”고 권했다.

전문가들은 수익과 안정성이 검증된 대형주에 주목하되 중장기 시각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신흥산업에 주목하되 이미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된다면 각 업종의 선두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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