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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ISSUE INSIDE] 최순실 사태·김영란법으로 좌초위기 한국 경제-연말 특수 사라져…제조업 가동률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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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와 김영란법 등에 따른 심리 위축으로 소비절벽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전달보다 6.1포인트 내려갔다. 메르스 사태로 소비절벽을 겪은 지난해 6월(98.8)보다 낮은 수준이다. CC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크면 낙관적인 전망이 많고, 그 이하면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는 뜻이다.

롯데백화점의 겨울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은 11월 17일부터 29일까지 1.6% 증가에 그쳐 수치가 올해 정기세일 중 가장 낮았다. 특히 세일 2주차 주말 실적은 4.5% 감소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2013년 1월 신년 세일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역신장을 기록할 것이란 위기감도 나온다. 현대백화점도 겨울 세일 기간(17~27일) 매출 신장률이 2.2%로 지난해 겨울 세일 전체 매출 신장률(7.2%)의 30%에도 못 미친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신장률(2.3%)이 지난해(5.2%)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의 한 임원은 “김영란법과 최근 대통령 탄핵 대규모 촛불집회도 연말 특수 실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연말연시 소비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불황을 모르던 면세점들은 사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를 20% 줄이고, 2000위안 이하 저가 단체관광을 없애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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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정세로 심리 위축, 소비절벽 가시화

생산과 투자도 위축, 내년 초 정부 조치 필요

전문가들은 연말연시 소비절벽 사태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가계의 소비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요인이다.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소비 여력을 위축시켜 3·4분기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71.5%)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으로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소비 제약 요인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올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생산과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올 10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를 기록했다. 10월 통계를 기준으로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69.8%)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다. 국내 제조공장 10곳 중 3곳은 멈춰 서 있단 의미다. 연말 특수를 앞두고 바쁘게 돌아가야 할 공장이 도리어 식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온 건설 투자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투자는 지난해 3.9% 성장하고 올해 7.6% 불어나지만 내년에 0.6% 증가로 폭이 대폭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심리 위축과 내수 실물경기 위축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경기지표가 나오는 내년 초 경제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성태 KDI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내년 상반기에 당초 예상보다 지표가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공기업 투자 확대, 예산 조기 집행 등 일반적인 정책뿐 아니라 정부가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6호 (2016.12.07~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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