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의 겨울 정기세일 매출 신장률은 11월 17일부터 29일까지 1.6% 증가에 그쳐 수치가 올해 정기세일 중 가장 낮았다. 특히 세일 2주차 주말 실적은 4.5% 감소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2013년 1월 신년 세일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역신장을 기록할 것이란 위기감도 나온다. 현대백화점도 겨울 세일 기간(17~27일) 매출 신장률이 2.2%로 지난해 겨울 세일 전체 매출 신장률(7.2%)의 30%에도 못 미친다. 신세계백화점도 올해 신장률(2.3%)이 지난해(5.2%)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의 한 임원은 “김영란법과 최근 대통령 탄핵 대규모 촛불집회도 연말 특수 실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연말연시 소비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불황을 모르던 면세점들은 사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를 20% 줄이고, 2000위안 이하 저가 단체관광을 없애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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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정세로 심리 위축, 소비절벽 가시화
생산과 투자도 위축, 내년 초 정부 조치 필요
전문가들은 연말연시 소비절벽 사태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가계의 소비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요인이다.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소비 여력을 위축시켜 3·4분기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71.5%)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으로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소비 제약 요인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올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생산과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올 10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3%를 기록했다. 10월 통계를 기준으로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69.8%) 이후 18년 만에 최저치다. 국내 제조공장 10곳 중 3곳은 멈춰 서 있단 의미다. 연말 특수를 앞두고 바쁘게 돌아가야 할 공장이 도리어 식기 시작한 것이다.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온 건설 투자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투자는 지난해 3.9% 성장하고 올해 7.6% 불어나지만 내년에 0.6% 증가로 폭이 대폭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탄핵 정국이 본격화하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심리 위축과 내수 실물경기 위축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경기지표가 나오는 내년 초 경제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성태 KDI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내년 상반기에 당초 예상보다 지표가 안 좋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공기업 투자 확대, 예산 조기 집행 등 일반적인 정책뿐 아니라 정부가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886호 (2016.12.07~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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