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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성장절벽 한국경제]⑤3저 가고 새로운 3고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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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한국을 둘러싼 세계 경제 환경도 숨가쁘게 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졌던 저유가, 약달러, 저금리 시대가 끝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오펙 감산에 상승세 타는 유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오펙 총회에서 14개 회원국은 내년부터 하루 최대 생산량을 약 120만배럴 내린 3250만배럴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산유량을 하루 3324만배럴에서 3250만~3300만배럴로 줄이기로 했던 지난 9월 알제리 감산안이 결정된 것이다.

이번 합의는 미국 셰일 혁명 여파로 지난 2년간 60%나 폭락해 바닥을 기었던 국제 유가의 회복을 예고했다. 실제로 발표 직전인 29일 배럴당 45달러선에 머물렀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 가격은 오펙 합의 이후 이틀 만에 51.06달러까지 오르며 단숨에 50달러 선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셰일 생산 확대 가능성, 오펙의 내년 정례회의 감산 연장 불확실성 등으로 상승폭에 한계가 있지만 50~60달러선은 유지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td증권 소속 전략가 바트 멜렉은 “감산 결정으로 내년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트럼프에 몸값 비싸진 달러화

여기에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점도 글로벌 경제 환경을 요동치게 하는 요인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인덱스는 지난달 9일(대선일) 98.52에서 18일 101을 넘어서며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달러 몸값이 13년 만에 가장 비싸진 것이다.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약속 효과가 크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1조달러(약 1173조원)를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고 세금 부담을 낮춰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밝혔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다른 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다. 최근 달러 인덱스가 위로 치솟으면서 금값은 9개월 만에 1200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신흥국 통화 가치도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자산 배분 지형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채권,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 美 금리인상

국내 기준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 기준금리 인상도 이미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리긴 올리되 어느 선까지 올라갈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이번달 금리인상은 물론 내년에도 최소 2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 효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강경론자) 성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감세 정책과 인프라 투자 확대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실질 성장률과 연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솔라리스자산운용의 티모스 그리스키 투자운용책임자(cio)는 “연준이 내달은 물론 내년에도 금리를 계속 올리는 등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 후이 jp모간자산운용 아시아 수석 시장전략가는 “소비나 주택시장 등 미국 경제지표가 괜찮은 상태인데다 인플레이션과 실업률도 목표치를 충족한 상태”라면서 “미국은 내년 금리를 2~3차례에 걸쳐 인상할 것으로 보여 내년 말 기준 금리는 1~1.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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