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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대우조선 회계비리 묵인’…안진 회계법인 전 임원, 구속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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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이중장부 운용 및 분식회계 인지하고도 무시

분식회계 증거문서는 몰래 넣고 대응논리까지 알려줘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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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수조원대 회계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한 대형 회계법인 전직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회계비리를 감시해야할 딜로이트 안진 회계법인은 대우조선이 회계비리를 사실상 시인했음에도 이를 은폐하고 오히려 적발 시 대응논리까지 만들어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대우조선 전 외부감사 업체인 안진회계법인 전 이사 배모씨를 공인회계사법 및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배씨는 2010~2015년 대우조선을 맡아 현장 감사를 총괄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씨는 대우조선이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무시한 채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낸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안진을 퇴사해 다른 회계법인에서 일하다가 구속됐다.

안진은 대우조선이 실행예산 이중장부를 운용하고 심지어 회사 관계자들이 “회계기준에 위반된 결산을 해왔다”는 실토했음에도 감사를 전혀 실시하지 않고 2013·2014년 회계연도에 ‘적정의견’을 냈다. 안진은 지난해 회계비리가 적발되자 뒤늦게 2조원대 손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정정 공시했다.

2010년부터 대우조선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은 감사팀 내부에서 매출 부풀리기 등이 지적됐음에도 이를 계속 무시했다. 심지어 2014년 말에는 “실행예산 및 계약가 증액(체인지 오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절대 감사조서에 서명하면 안된다”는 감사팀 의견까지 나왔으나 모두 묵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안진은 2014회계연도 감사과정에서 자신들이 파악한 대우조선 회계분식 단서를 감사조서에 바로 기재하면 부실감사가 들통 날 것이 두려워 일부러 관련 내용을 누락시킨 뒤 나중에 끼워 넣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또 2015년 정성립 사장의 빅배스(과거의 손실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공개) 이후 부실감사 책임이 불거질 것을 우려, 손실이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허위설명을 하라고 대우조선에 부탁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우조선 측으로부터 “선박인도취소로 인한 손실을 영업비용이 아닌 영업외 비용으로 반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적발 시 대응논리까지 개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대우조선은 선박인도취소 손실을 영업비용에 반영하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목표 영업이익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수단 관계자는 “안진회계법인 등 회계비리와 관련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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