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가계부채 ‘빨간불`…한국은행이 본 현재 경제상황은?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최은수의 경제기사로 부자되는 법-65]

[뉴스 읽기=가계부채 '위험수위'…자영업자가 위험하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세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1257조원)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고 우리 경제를 흔들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 "가계부채, 경제 위협 요소 중 핵심"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면 한국 경제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보고서를 보면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소식만 담겨 있다.

보고서에 드러난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 △저소득층의 심각한 채무 △자영업자의 경영난 △구조조정 충격 △내년 물가 상승 엄습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 통화신용정책보고서란?

그렇다면, 통화신용정책보고서란 무엇일까?

한국은행법 96조는 한국은행이 매년 2회 이상 통화신용정책의 수행 상황과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국내외 경제·금융 동향, 한국은행이 수행한 통화신용정책의 내용, 향후 정책 방향 등을 정리해서 보고하는 것이다.

이는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정책의 투명성과 유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 경제 상황1=가계부채 '폭탄'에 불붙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올해 1~8월 가계부채 증가세는 예년의 2배가 넘는다. 2012~2015년 4년간 가계부채는 연평균 30조원 정도 늘었지만, 올 들어 68조원으로 2배 이상 폭등했다.

이 결과 가계부채 위험 수준이 9년6개월 만에 국제적인 평가 기준으로 '주의' 단계에 도달했다. 민간부채 증가율도 19개국 중 3위에 달한다.

문제는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자가 높은 제2금융권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8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조원 정도 줄었지만, 비은행 가계대출은 15조원가량 늘었다.

현재(6월 말) 국내 가계부채 비율은 처분가능소득 대비 167.5%, 명목 GDP 대비 90.0%로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다.

# 경제 상황2=저소득층 부채 '눈덩이'

가계부채 증가에서 특히 우려되는 것은 저소득층의 부채비율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저소득층인 1, 2분위는 생활비 및 부채상환을 위한 신용대출 비중이 2012년 54.3%, 41.9%에서 지난해 61.6%, 48.0%로 각각 7.3%포인트, 6.1%포인트씩 상승했다.

이는 저축은행 등에서 생계형 대출이 폭증하고 있어 경제난 여파로 저소득층의 가계경제가 붕괴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8월 말 비은행권 기타대출은 164조원으로 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서민형 금융회사에서 주택 담보 없이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빌린 이른바 '생계형 대출'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은행 대출을 규제하자 은행을 이용할 신용도가 없는 서민들이 어쩔 수 없이 비은행으로 몰리면서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경제 상황3=상업용 부동산·분양시장에 돈 몰려

올해 들어 눈길 끄는 대목은 오피스텔과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신규 아파트 담보대출이 늘었다는 점이다.

은퇴자, 자영업자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과 투자 수익이 예상되는 아파트 분양 시장에 돈이 몰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상가의 임대수익률은 연율 기준 5.5%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1.5%), 아파트 임대수익률(3.6%) 등을 크게 웃돌고 있다.

아파트 분양 호조와 상가, 오피스텔 등의 공급 확대에 힘입어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에도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현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경제 상황4=구조조정, 경제에 '찬물'

조선·해운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 구조조정이 경제에 단기적 충격을 주고 있다. 만일 앞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되거나 부실 업종이 늘어날 경우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기업구조조정이 과잉 인력, 설비조정, 사업구조 재편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소비, 투자, 생산 등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상황5=국제유가 올라 물가 '상승'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올라 국내 소비자물가도 점차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장기적으로는 비OPEC 산유국의 생산량 감소,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라 국제유가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여 2017년까지 배럴당 50달러 중반 내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공급물가가 10% 변동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해당 분기에 1.2%포인트, 향후 1년간 추가로 0.4포인트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은은 따라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 1%대 중반에 이르고, 내년 상반기에는 2.0%에 다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내년에는 경기도 어려운데 물가까지 올라 서민 생활이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최은수 기자/mk9501@naver.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