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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올댓차이나]공매도세력, 알리바바 주가하락에 13조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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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중국 알리바바의 주가 하락에 내걸린 판돈(공매도 자금)이 무려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지배구조나 성장성, 회계 투명성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주식을 빌려 매도해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헤지펀드를 비롯한 공매도 세력이 공세의 수위를 더 높여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정보 회사인 ‘S3파트너스(S3 Partners)’ 자료를 인용해 올 들어 공매도 된 중국 알라바바그룹의 주식 물량이 한해 전에 비해 49% 더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이 회사의 공매도 물량이 작년보다 무려 39억 달러(약 4조4740억원)가량 더 상승했다는 뜻이다.

알라바바의 주가 하락에 내걸린 판돈은 현재 116억 달러(약 13조30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매도 자금은 지난 9월 말 129억 달러(약 14조7988억원)로 올들어 정점에 달했지만, 이후 1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고 WSJ은 전했다. 올들어 헤지펀드 등의 공매도는 지난 6월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이나 통화 등을 증권회사에서 빌려 시장에 내다 파는 행위를 뜻한다. 주가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주식이나 통화를 사들여 되갚은 뒤 수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통화 하락분에서 증권사 등에 내는 수수료를 빼고 남는 돈을 챙기게 된다. 하지만 공매도뒤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보게 된다.

투자자들이 알리바바 주식을 공매도하는 것은 중국경제를 향한 뿌리깊은 불신을 반영한다. 이 전자상거래 업체의 매출은 중국의 소비에 좌우되고, 소비는 경기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중국경제가 지난 3분기에도 6.7%성장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지표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유명 공매도 투자자인 짐 차노스는 지난달 미국의 CNBC방송에 출연해 알리바바의 지배구조와 투명성 문제가 여전히 기업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며 공매도 배경을 설명했다. 호주 브론테 캐피탈의 매니저인 존 햄프턴도 알리바바의 회계장부 수치에 대해 “정신이 나갔다(wonky)”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광군제 매출에 허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매년 둔화되는 것도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중국경제 성장률(GDP)은 ▲2010년 10.61% ▲2011년 9.46% ▲2012년 7.7% ▲2013년 7.7% ▲2014년 7.3% ▲2015년 6.9%를 각각 기록했다. 성장률은 지난 2010년만 해도 10%를 훌쩍 뛰어넘었으나 이후 꾸준히 하강했고, 지난해는 시진핑 국가 주석 부임 후 처음으로 6%대 성장에 그쳤다.

알리바바에 대해 ‘매수’ 대신 ‘보유’의견을 내온 미국 웨드부시 증권의 길 루리아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감속성장하면, 알리바바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성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알리바바도 이른바 '신창타이'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이러한 부정적 기류는 지난달 27일 뉴욕증시에 첫 상장한 중국의 중퉁콰이디(中通快)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한 몫했다. 상하이에 본사가 있는 이 택배업체는 상장 첫날 14억 달러(약 1조6060억원)를 조달했으나, 데뷔 첫날 주가가 무려 15% 급락했다. 이 회사는 매출 대부분이 알리바바에서 발생한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201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지난달 말 101.6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 1월 4일 종가인 78.18 달러에 비해 30% 상승한 수치다.작년 9월 이후 80% 가까이 올랐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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