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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구조조정 속도 높이는 조선업계… 단비 같은 ‘수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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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력 감축 연내로 당겨 / 맥킨지 ‘자력 생존 불가’ 지적에 “자구노력 반영 안돼” 강력 반발 / 삼성중, 유조선 4척 계약 따내

극심한 수주 절벽에 시달리는 국내 조선업계의 구조조정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대우조선해양은 사상 처음으로 생산직까지 포함해 이달 말 종료를 목표로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으며, 이후 지원조직 등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2000명가량을 분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6월 말 현재 1만2699명인 인력의 20~30%를 줄여 연말까지 1만명 이하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당초 대우조선은 이 같은 수준의 인력 구조조정을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극심한 수주난과 드릴십 인도 지연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자 인력 감축 시기를 앞당겼다. 그러면서 대우조선은 최근 맥킨지컨설팅이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3조3000억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하여 자력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한 데 대해 “자구노력이 반영되지 않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사항이 많아 수용하기 어렵다”고 강력 반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맥킨지 보고서는 과거 5년 동안의 매출 구성 및 영업이익률 등 기업실적이 향후 5년 동안에도 반복되고, 시장 상황 악화와 맞물려 사업규모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가정했다”며 “섣부른 판단으로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의 경쟁력을 폄하하는 것은 납득하기도 어렵고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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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한국 조선업의 전망이 그리 밝은 것은 아니다. 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의 수주잔량은 9월 말 기준 223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2003년 9월 말(2161만CGT) 이후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전 세계 수주잔량 중 점유율도 23.8%로 떨어져 1위 중국(36.5%)과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였다.

일부 조선사는 그래도 단비 같은 수주를 이어가며 선전 중이다.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30일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계약을 체결한 지 2주 만에 다시 선박 수주를 따냈다. 발주사는 노르웨이 비켄사이며, 11만3000DWT(재화중량톤수)급 유조선 2척과 15만7000DWT급 유조선 2척 등 유조선 4척이다. 가격은 약 2400억원이다. 한진중공업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차기고속정(PKX-B) 2, 3, 4번함 등 3척을 1991억원에 수주했다고 전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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