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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후판 공장 7개 중 3개 줄여야”…철강 구조조정 중간보고서 논란, 업계는 “성급한 판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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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협회의 의뢰로 철강 구조조정 방안 연구용역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국내 철강사의 후판 설비 공장 7개 가운데 3개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중간보고서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는 “성급한 판단”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BCG는 중간보고서에서 후판 수요가 지난해 920만t에서 2020년 700만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후판은 두께가 6㎜ 이상인 두꺼운 철판으로 선박이나 건설용 철강재 등에 주로 쓰인다.

국내에는 포스코가 4개, 현대제철이 2개, 동국제강이 1개의 후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7개 공장의 후판 생산 능력은 총 1200만t에 달한다.

BCG 예상대로라면 2020년에는 500만t이나 과잉 공급되는 셈이다.

한때 국내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후판 수요가 급증했지만 조선업 침체로 수요가 감소한 데다 값싼 중국산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후판이 과잉생산되고 있다는 게 BCG 중간보고서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간보고서는 현재 생산 능력 중 400만∼500만t가량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내 후판 공장 1개를 줄이고 2개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등 총 3개의 공장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BCG는 이 보고서를 철강협회와 업계에 전달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는 중간보고서 내용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4개의 후판 공장을 갖고 있는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워낙 경기가 안좋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지만 경기가 살아나면 후판 수요도 살아날 수 있어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면서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후판 공장을 축소하거나 생산량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보고서의 주장대로 후판 공장을 3개 폐쇄할 경우 약 1000명의 인력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협회는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수요위축 속에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진단하고 지속성장 방안을 모색하고자 지난 5월에 컨설팅을 의뢰했다”면서 “현재 최종보고서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으로 중간보고서에 대해 품목별 전망을 검토하고, 회원사 의견 등을 다양하게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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