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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중국의 2차 산업 구조조정…한국, 단기 이익·장기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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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 “조선·철강 등 경합 분야 집중…경쟁력 높여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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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경착륙 위기에 몰린 중국이 이달부터 2차 산업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실업률은 0.4%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구조조정이 철강, 조선 등 한국과 수출경합을 벌이고 있는 산업에 집중돼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LG경제연구원의 ‘중국 2차 산업 구조조정’ 보고서를 보면 중국은 이달 석탄, 철강을 시작으로 시멘트, 조선, 전해알루미늄, 평판유리 등 6개 산업에 대한 과잉생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약 20년 만에 이뤄지는 제2차 구조조정이다. 철강과 석탄 산업은 특혜적 대출과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이 많은 것으로 평가돼 왔다. 철강 생산량은 향후 5년간 1억~1억5000만t을, 석탄 생산량은 향후 3~5년간 10억t을 줄이기로 했다.

고용조정 대상 인원은 석탄 150만명, 철강 30만명 등 180만명으로 연관 산업까지 합치면 모두 300만명으로 해당 산업 취업자의 10% 수준이다.

중국의 실업률은 0.4%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정리되는 인력의 소득이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 비농업부문 가계소득은 0.4% 줄어들고, 가계소비지출도 0.3%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폭은 0.5%포인트로 추정된다.

만약 시멘트, 평판유리, 전해알루미늄, 조선 등 나머지 4개 산업에서도 비슷한 강도로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의 영향은 이미 중국 성장률에 반영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의 고정투자 증가율은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9.6%에 그쳤는데, 이는 철강 등 부실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여파로 분석됐다.

중국의 생산과잉이 해소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경쟁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 노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일과성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구조조정은 과다설비를 줄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산업경쟁에 대비해 산업역량을 최적으로 재조합하는 노력”이라며 “한국도 생산능력과잉으로 구조적 불황에 직면해 있는 전통 제조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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