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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대기업 구조조정 칼바람에…高연봉 직급-여직원들 회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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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경기 침체에 따른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10대 그룹 상장계열사에서 4700여 명이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연한이 길고 연봉이 높은 직급 위주로 희망퇴직을 받은 결과 평균 근속연수가 0.4년 줄었다. 정책적으로 늘려오던 여성 인력도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 줄어든 평균 근속연수


1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전날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직원 수는 64만139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4753명(0.7%)이 줄었다.

업종별로는 조선경기 침체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조선업이 3229명으로 가장 많았다. 회사별로는 삼성중공업(1619명), 현대중공업(1110명), 대우조선해양(500명) 순이었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직원 수가 지난해 말보다 6176명(3.2%)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과 더불어 삼성SDI가 케미칼사업부를 매각한 영향이 컸다.

또 지난해부터 인력재배치 등을 통해 조직 슬림화를 해 온 삼성전자 역시 올해 상반기 전체 인력의 1.53%인 1478명이 회사를 떠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본사 인력을 2500명가량 줄인 바 있다. 삼성물산 910명(7.53%), 삼성전기 797명(6.77%), 삼성SDI 446명(4.52%) 등 다른 삼성 계열사에서도 인력 감축이 이어졌다.

지난해 적지 않은 기업들이 희망퇴직을 받은 결과 전체적으로 평균 근속연수가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6개월 사이 평균근속연수가 0.4년가량 줄었다”며 “통상적으로 0.1년씩 늘어왔던 것을 감안하면 근속연한이 길고 연봉이 높은 고참급 위주로 회사를 떠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 여성 직원 해고 칼바람

여성 인력이 많이 줄어든 것도 올해 상반기에 두드러진 현상이다. 전체 여성 감소분은 2518명으로 2235명인 남자보다 많았다. 국내 A그룹 계열사 인사팀 직원은 “희망퇴직을 받는다는 소식에 사내 커플들이 가장 많이 눈치를 보며 신청했다”며 “대개의 경우 남편이 남고 아내가 회사를 그만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에 비해 여성 직원 수가 5.9% 줄어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말 1057명이던 여성 직원을 664명으로 줄였다. 삼성엔지니어링도 6개월 사이에 여성 인력이 30% 정도 감소했다. SK(-1.2%), LG(-1.3%), 포스코(-1.3%), 현대중공업(-0.9%) 등 10대 그룹 가운데 5개 그룹에서 여성 인력이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대기업들이 여성 친화 고용정책에 따라 여성 인력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이번에 여성 직원 감소율이 남성 직원보다 높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2012년 53.5%에서 지난해 55.7%로 올라갔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수(OECD) 회원국 평균인 58.0%(2014년 기준)에는 못 미친다. 정부는 내년까지 여성 고용률을 61.9%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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