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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금감원, 전자업종 '현미경 감시' "구조조정 대상기업 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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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중국에 추월
반도체, 가격하락 예고 등 잠재적 부실 가능성 부각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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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이 국내 경제에 또 다른 잠재 리스크로 떠올랐다.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건설 등은 이미 위험 업종으로 선정돼 최근 몇 년간 금융당국의 집중 관리를 받아 왔다. 반면 전자업종은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한 발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7일 밝힌 신용위험 정기평가에 따르면 전자업종 내 기업들이 위기로 떠올랐다.

■전자업종 집중 모니터링

올해 대기업 신용위험 평가에서 구조조정 대상기업으로 분류된 32개 기업 중 5개가 전자업종이었다. 모두 채권은행의 지원없이 자생하거나 청산해야 하는 D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7개 전자 업종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포함됐고, 이 중 5개 기업이 C등급, 2개 기업은 D등급이었다.

특히 올해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B등급과 C등급 경계선에 있는 기업 26개가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으로 선정됐는데 이들 기업 중 전자업체가 7개나 차지했다. 2년 연속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5개 이상 포함됐으며 잠재부실 가능성이 큰 기업에도 전자업종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금감원과 주채권은행은 전자 업종의 경우 2년 연속 5개 이상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돼 산업리스크 등을 고려해 밀착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장복섭 금감원 국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 산업분석을 해보면 전자산업 상황이 좋지 않다"며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취약요인이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국장은 "중국 수요 감소, 완성품 업체의 특정 시리즈 실패 등으로 부품, 협력 업체들의 상황이 안좋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2016 하반기 산업별 전망 보고서'에서 일부 전자부품 업종이 장기불황의 터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디스플레이는 이미 양과 질 모두에서 중국에 추월됐고, 반도체는 가격하락과 함께 업종 불황마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상기업 분류

올 초 구조조정의 핵으로 떠오른 대형 조선 3사는 이번 신용위험평가에서 정상기업으로 분류됐다. 장 국장은 "대형 조선사의 경우는 기업 스스로 자구안을 만들어 정상화 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는 채권은행들이 B등급을 부여해 정상기업으로 판단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역시 정상기업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이 이 기업들을 정상으로 분류한 것은 워크아웃 등에 들어가게 할 경우 수주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판단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수주가 사실상 막히고 이는 기업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감원은 금융 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 6월말을 기준으로 이번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충당적립액은 3조 8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적립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은행은 약 2300억원, 저축은행은 160억원 정도 추가 적립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과 채권은행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서는 워크아웃 등을 통해 신속한 경영정상화를 유도하고 자체 경영 개선 계획을 진행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pride@fnnews.com 이병철,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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