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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구조조정 책임론에 강만수 전 회장까지…골치 아픈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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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구조조정 실책 책임 벗어나기 안간힘

한진해운 구조조정은 두 달째 제자리걸음

뉴스1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2013.3.28/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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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산업은행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구조조정 책임론이 불거진 데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까지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와 관련해 검찰을 압수수색을 받았다.

2일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의 송파구와 강남구 소재 사무실 2곳과 자택 등을 압수 수색을 했다. 강 전 회장의 지인이 운영하는 W 건설업체와 B 바이오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두 회사는 대우조선해양과 사업상 연관된 회사다.

검찰은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의 경영 비리에 강 전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강 전 회장이 경영비리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특혜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산은은 골칫거리를 하나 더 떠안게 됐다.

산은은 강 전 회장의 개인 비리와 관련된 것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을 보고 있지만, 민유성·홍기택 전 회장까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명의 수장이 비리에 연관됐다면 조직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기는 어렵다.

산은은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책임론으로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수조원을 쏟아부은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부실징후가 뚜렷했던 대우조선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대우조선에 대해서는 수년간 부행장급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려보내고도 회계 부실 등을 눈치채지 못했다.

대우조선 관리 부실과 구조조정 과정의 실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이동걸 현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혁신의 의지를 표명했다.

이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금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경영정상화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 현대상선을 모범 사례로 제시하면서 한진해운 등 앞으로 진행될 구조조정도 신규자금 투입 불가 원칙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세금만 축내면서 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구조조정 기업을 정상화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 산은이 갈 길은 멀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좀처럼 진척이 없다. 지난 6월 초 한진해운이 내년까지 필요한 부족자금 1조~1조2000억원 중 4000억원만 내놓을 수 있다는 의견을 주고받은 뒤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은 두 달 동안 제자리걸음이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연됐지만,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 협상과 선박금융 만기 연장 협상 모두 난항을 겪으면서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태다.

채권단은 한진해운 스스로 부족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법정관리란 선택이 쉽지는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글로벌 해운동맹에서 퇴출당하고 그에 따라 영업력 회복이 어려워 회사가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산은의 쇄신안은 아직 계획단계에 머물러 있다. 구체화하고 실행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jbk8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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