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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구조조정·금리 인하 악재…銀 '둑 쌓고 비용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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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은행 2분기 실적 분석

부실채권 충당금 방어벽 높여

신한금융 NPL커버비율 196%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NIM하락 막고 수익성 증대 총력

[이데일리 최정희 박기주 기자] 기업 구조조정, 기준금리 인하 등 여러 악재가 겹쳤음에도 신한·KB·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1~6월)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양호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하반기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수 있는데다 대출을 대폭 늘리기도 어려운 환경이라 주요 금융사들은 이익 확대보다 비용 절감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방어벽을 높인 것도 눈에 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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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당금 방어벽 높이고 ‘비용’에 깐깐

신한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4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3% 늘었다. KB금융은 1조1200억원을 기록해 4년 만에 상반기 순익 1조원대를 달성했다. 하나금융도 7900억원의 순익을 기록, 2012년 상반기 이후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냈다. 우리은행도 45%가량 늘어난 7500억원의 순익을 냈다.

상반기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방어벽이 높아졌단 점이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조선·해운업종 뿐 아니라 추가 부실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딜라이브(옛 씨앤앰)’ 인수금융과 관련 딜라이브의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연체가 발생,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은 관련해 충당금을 쌓았다. 또 상각, 매각 등을 통해 부실채권 규모를 줄이려는 노력도 강화됐다.

우리은행은 부실채권 비율을 6월말 1.22%로 지난해 말(1.47%)보다 0.25%포인트 줄였다. 상반기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으로 고정이하여신이 2660억원 증가했으나 상각, 매각 등으로 7060억원의 부실채권이 감소한 영향이다. 우리은행의 NPL(부실채권)커버리지비율은 140%로 전년 말보다 18.5%포인트 끌어올렸다.

여신분류를 ‘고정’으로 내린 한진해운에 대해선 채권액의 100%를 충당금으로 쌓았다. 이러한 추세는 리스크 관리가 깐깐한 신한금융 역시 마찬가지다. 신한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196%로 5%포인트가량 끌어올렸다. 신한은행도 175%로 2%포인트 높였다.

저금리 장기화에 비용 관리에도 민감해진 모습이다. 구(舊) 하나은행과 구 외환은행의 통합을 완료한 하나금융은 판매관리비가 4.5% 줄었다. 신한금융 역시 1년 전보다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희망퇴직도 계속됐다. 우리은행은 2분기(4~6월) 216명이 퇴직하면서 92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KB금융은 퇴직자 210명 관련 574억원의 비용이 나갔다. 다만 이는 인력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KB금융은 지난해 2분기 시행됐던 1122명의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 3454억원이 소멸하면서 상반기 일반관리비가 13.2%나 감소했다.

◇ 하반기 수익성 증대 ‘고삐’

하반기 금융권 악재 중 하나는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사들은 NIM하락을 최대한 막고 이자이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하반기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상반기엔 NIM하락 방어에 어느 정도 성공한 모습이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2분기 NIM이 각각 1.85%, 1.99%로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저원가성 예금 및 대출을 늘린 영향이다. KB국민은행은 요구불예금이 상반기 5.9% 증가할 정도로 저원가성예금이 늘어난데다 가계 우량 신용대출과 소호 대출을 각각 7.4%, 5.8% 늘렸다.

그러나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에 따라 NIM하락에 더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추가 금리 인하 시 NIM이 0.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정수 KB금융 전무는 상반기 실적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8~9월쯤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다”며 “NIM은 1분기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돼 올해 이자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주요 은행들은 하반기 수익성 증대를 위해 좀 더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연간 순이익 목표 1조2000억원을 9월 말까지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100일 작전’에 돌입했다. 주거래 및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7월 1일 출시한 통합 멤버십 서비스 ‘위비멤버스’의 회원을 연말까지 500만명 확보키로 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하반기 전략회의에서 “위비플랫폼을 수익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구 하나은행, 구 외환은행 전산통합이 마무리된 만큼 시너지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조선 등 취약업종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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