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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저금리·구조조정 여파에도 은행들 '깜짝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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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어닝 서프라이즈'…KB금융, 신한금융과 격차 좁혀"

"비용절감 등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주효"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저금리 기조와 기업구조조정,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 등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깜짝 실적을 냈다.

지난 19일 가장 먼저 실적 공개에 나선 우리은행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데 이어, 21일 KB금융지주도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신한금융지주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명예퇴직비용과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등 지출이 크게 늘었으나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포함한 효율적인 비용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노력이 전반적인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이 3070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분기(4433억원)를 합한 상반기 누적 실적은 7503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45.2% 뛰어올랐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취약점이었던 건전성 지표가 뚜렷이 개선되면서 대손충당금도 하향안정화되고 있다"며 "한진해운, ㈜STX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에도 2분기 대손충당금은 2510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약 0.3%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한진해운과 SMP, STX조선 등에 995억원의 추가 충당금 부담, 희망퇴직에 따른 920억원의 판관비 증가 등에도 이익은 안정적인 수준을 보여줬다"며 "무엇보다 자산건전성의 개선이 뚜렷하고 요주의비율이 하락하고 있고 연체율도 개선 추세에 있어 이대로라면 3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순이익은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원을 돌파, '업계 1위'인 신한금융지주와의 격차를 대폭 줄였다. 이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9000억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결과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2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1%(1887억원) 늘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580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5%(354억원) 증가했다.

특히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상반기 당기순이익 743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7302억원) 대비 1.8%(130억원) 늘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8.1%(312억원) 감소한 3560억원으로 집계, 일부 충당금 환입요인이 있었던 전분기 대비 8.1%(312억원) 감소했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희망퇴직의 효과로 일반관리비가 잘 통제되고 기업구조조정에도 과거 수차례에 걸친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대손비용이 낮게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4548억원, 2분기 순이익 68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조2841억원 대비 13.3% 증가, 전분기 7714억원 대비로는 11.4% 감소한 실적이다. 다만 1분기 발생한 법인세 환급효과를 제외할 경우 그룹의 이익은 전분기 대비 약 22% 증가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견고한 이익 흐름을 실현하고 있다"며 "특히 은행 부문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와 더불어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이 함께 이뤄지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이익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상반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신한은행은 2분기 중 자산성장세가 높아졌고, 2분기 연속 마진 안정화에 힘입어 그룹 이자이익 전년동기대비 6.1% 늘었다.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충당금 적립에도 전년동기 대비 대손비용이 소폭 줄었을 뿐 아니라 판관비 증가도 최소화했다.

은행의 분기중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대비 2bp(1bp=0.01%) 1.50%를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1분기 0.9% 성장했던 원화대출금은 2분기 중 2% 성장하면서 성장 모멘텀을 가속화했다"며 "또 수익성 개선과 리스크 관리를 위해 각 부문별로 차별적 대출 성장을 추진해왔으며, 부동산 시장 호조로 수요가 꾸준한 가계 대출은 전년말 대비 3.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손비용과 판관비 등 그룹 영업비용이 효과적으로 관리되면서 안정적인 그룹 이익창출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도 조선·해운 등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은행의 일회성 대손비용이 발생했음에도 그룹 대손비용은 전년동기 대비 2.6% 줄었다.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비은행 그룹사들의 실적 개선도 그룹의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오는 22일 성적표를 공개할 하나금융지주 등도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2분기 1조3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하는 NH농협금융지주는 적자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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