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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두산 '박정원號' 쾌속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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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구조조정 효과 2분기 이익 대폭 증가
두산밥캣 하반기 상장.. 재무개선 안정적 마무리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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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2년여 숨가쁘게 추진해온 구조조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난 3월 그룹 총수에 오른 박정원 회장(사진)은 하반기 안정적으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쏟아온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 두산밥캣의 상장 등 사업 및 조직재편 마지막 절차를 밟고 있다.

18일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공시한 2·4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들 회사 이익은 대부분 전년 동기대비 큰폭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조직 외형이 줄어들면서 매출은 감소했지만 이익은 크게 증가한 게 공통된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실적을 보인 곳은 두산인프라코어다. 알짜사업부인 공작기계를 매각했지만 자회사인 미국 소형 건설장비업체 두산밥캣의 활약으로 2.4분기 영업이익은 17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6.8%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0.7%로, 지난해 4.7%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개선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줄어든 1조6183억원이었다. 순이익은 2246% 증가한 2237억원을 올렸다.

두산 지주회사인 ㈜두산은 매출 4조2514억원, 영업이익 3063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5% 줄었지만 이익은 33.2% 늘었다. 두산중공업은 매출액 3조5984억원, 영업이익 26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수치였다.

두산 계열사들의 이 같은 실적개선은 선제적 구조조정 효과로 볼 수 있다. 알짜를 팔면서도 근간을 유지하며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시키는 전략이었다. 2014년 이후 본격화된 구조조정은 지난 연말 이후 급속히 속도를 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방산업체 두산 DST,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매각 등이 줄줄이 이어졌다. 2014년 이후 자산 매각 등으로 확보한 자금이 3조2500억원을 넘는다.

두산의 2.4분기 실적은 '오너 4세' 박정원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 이후 첫 성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박 회장은 박용만 전임 회장과 달리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만 그룹 재건을 위해 3개월여 숨가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지난달까지 종횡무진 현장을 다녔다. 경남 창원, 인천, 전북 군산, 중국 옌타이 등 국내외 생산기지를 직접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하반기에는 박 회장의 현장경영 보폭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밥캣의 주요 생산설비가 있는 미국 노스다코타와 체코 등 두산 해외기지까지 박 회장이 직접 돌아볼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두산 구조조정은 하반기 밥캣 상장으로 일단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두산밥캣은 외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패스트트랙(상장 간소화)이 적용돼 늦어도 10월까지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매출 4조407억원, 순이익 1481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이 4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 측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을 갚는 데 쓸 예정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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