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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해운업계 구조조정, 이달 안에 ‘운명’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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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1조원 자금확보 관건…현대상선, 동맹 ‘2M’ 가입 결정

경향신문

막바지 수순에 들어간 해운 구조조정의 명암이 이달 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채권단은 자율협약 기한을 한 달 연장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에 나섰다. 그동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을 실시했지만 가장 중요한 용선료 조정은 아직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연체금 등을 해결할 유동성 마련이 관건이다. 회사 측은 베트남 터미널 법인의 지분 전량을 이날 230억원에 한진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상표권·벌크선·사옥·중국 자회사 지분 등을 팔아 지금까지 1744억원을 마련했다. 지난 4월 말 내놨던 4112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안 중 40% 남짓을 실행한 것이다. 여기에 일본 도쿄 사옥 매각과 일부 노선 영업권 양도에 이번 베트남 터미널 매각으로 933억원을 추가로 마련했다.

하지만 1조원대 수준의 자금 확보를 기대하고 있는 채권단은 한진 측의 추가 유동성 확보방안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할 수준의 자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을 되찾는 조건으로 사재 출연이나 계열사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명확한 움직임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자율협약 시한 연장 등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선료 조정과 채무재조정을 마친 현대상선은 이달 내 마지막 남은 과제인 해운동맹 ‘2M’ 가입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지원을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1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을 7 대 1로 차등 감자하기로 결정하고, 용선료 조정에 합의한 선주와 채무재조정을 승낙한 사채권자, 채권단의 1조2382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1조2000억원대의 일반투자자 대상 유상증자까지 이뤄지면 현대가 지분율은 1% 아래로 떨어진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돼 40년 만에 현대그룹과의 관계가 청산되고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국면임을 감안해 산은이 국내 인사보다는 외국 전문가를 영입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막판 한 달에 접어들면서 두 선사는 수익성 강화에도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운임이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탄 3분기부터 영업력은 높이고, 비용은 줄이는 효율화 작업을 통해 이익을 내야 근본적으로 사업 지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1만TEU(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새로 인도받아 5척을 확장된 파나마운하를 지나는 미주 노선에 투입했다. 큰 배로 한꺼번에 더 많은 짐을 실어날라 효율성을 키우기 위한 조치다. 한진해운은 고가에 빌린 선박 11척을 내년까지 반환하고 저렴한 용선이 가능한 선박으로 노선 수익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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