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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에 손실 빨리 털자`..銀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11% 늘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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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예년보다 30% 더 늘려

수은, 올해 부실채권 첫 매각 시도..상반기에만 7000억 처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이 부실채권 털어내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1~6월) 부실채권 매각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가량 증가했다. 특히 부실채권 비율이 6%후반대로 치솟은 산업은행의 경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매각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물 중 5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부실채권의 ‘큰 손’이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처음으로 부실채권을 시장에 내다파는 등 최대 8000억원 가량을 매각, 상각 등을 통해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2.4조원..2분기에만 2조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관련 입찰 규모는 2조37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1434억원)보다 10.8% 늘어났다. 2분기(4∼6월)에만 1조9200억원의 부실채권 매각이 이뤄졌다. 지난해 부실채권 매각 시장규모가 5조1257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산은은 3월말 부실채권 비율이 6.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 보면 8조6000억원으로 1년전(3조3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산은은 지난해 1조원 넘게 부실채권을 매각한 데 이어 올해는 예년보다 부실채권 매각 규모를 30% 가량 늘렸다. 산은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증가하다보니 이를 정리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시장에 매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부실채권 비율이 3%대로 상승한 수출입은행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부실채권 매각에 나섰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에 오리엔탈정공 관련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상반기 100억원을 내다판 데 이어 넥스콘테크놀러지, 영광스텐, 바오스 등도 순차적으로 매각할 전망이라 이미 정해진 부실채권 매각 규모만 7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부실채권 급증을 경계한 부분도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부실여신은 증가한 반면 대손상각이나 매각 등 부실채권 정리가 저조해 은행 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상각·담보 부동산 처분도 1분기에만 4조원

부실채권 매각 뿐 아니라 상각, 부동산 담보처분 등의 부실채권 정리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이 내놓은 1분기(1~3월)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매각·상각, 담보처분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최근 3개년 평균보다 1조원 가량 더 늘어났다. 대출채권에 대한 여신분류가 깐깐해지면서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되는 여신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분류된 경우엔 금융감독원에서 대손상각을 권장한다”며 “소액보다는 거액 여신에 대해 상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대출 당시 담보로 잡았던 부동산을 매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분기 담보 처분 규모는 2조원으로 전년동기보다 두 배 증가했다. 우리은행이 대표적이다. 우리은행은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 중국 북경 화푸빌딩, 벨레상스 호텔(옛 르네상스 호텔), 베트남 랜드마크 등 부실채권 담보물을 매각해 올해 상반기 6690억원 가량을 회수했다. 우리은행은 당초 이들 부동산 및 부지를 담보로 9566억원을 대출했으나 부실화되자 담보 부동산 매각을 수 차례 추진한 끝에 대출액의 일부를 회수하게 됐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기업 회생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수은 관계자는 “부실채권 매각, 상각을 비롯해 경남기업 등에 대한 이행성보증 회수 등을 통해 올해 8000억원 가량의 부실채권 처분이 예상된다”며 “상반기에만 7000억원 가량이 처분됐다”고 말했다. 수은의 경우 3%대에 달하는 부실채권 비율이 6월말 2%대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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