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두산중· 한진해운··· 직원들 자르고, 총수 연봉은 십수억

부실경영으로 기업을 위기에 빠뜨려 구조조정을 초래한 대기업 총수들이 자신의 보수는 십수억원씩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들은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으로 노동자들에게는 ‘고통 감내’를 요구하면서 자신의 연봉은 꼬박꼬박 챙겼고 심지어 올려 받는 이들도 있었다.

12일 경제개혁연구소가 공개한 ‘개별 임원보수 변동내역과 문제 기업 임원보수 현황’ 보고서를 보면 부실경영으로 구조조정이나 재무구조 개선이 진행 중인 두산중공업·한진해운·한진중공업·현대상선·두산건설의 전·현직 총수 일가 경영진 5명이 수령한 보수는 연평균 14억81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총수는 현재 채권단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한진해운 최은영 전 회장이다. 2013년에는 17억원을 받았고 2014년에는 퇴직금까지 포함해 57억원을 챙겼다. 2013~2014년 한진해운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7122억원 적자, 463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도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현대상선으로부터 2013년 8억8000만원, 2014년 8억8000만원, 2015년 9억6000만원을 받았다. 2013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낸 한진중공업의 경우 지주회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 조남호 회장이 3년간 37억여원을 받았다.

계열사 지원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두산중공업의 경우 박지원 회장이 2013~2015년 약 52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대우조선해양·두산인프라코어·삼성중공업 등의 경우 전문경영인들이 1인당 연평균 14억1200만원을 받아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20대 사원까지 희망퇴직에 포함시켰다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형이 확정된 총수 일가 11명의 최근 3년간 보수도 살펴봤다. ‘연평균 10억원 미만’은 롯데그룹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유일하고, 롯데 신동빈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은 연평균 40억원 이상을 받았다. 이수정 연구위원은 “기업을 위기에 빠뜨린 경영진이 고액의 보수를 받아온 것은 심각한 도덕적 해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코스닥 상장회사의 사내이사 6070명 중 개별 보수를 공시한 등기임원은 11.3%인 686명에 불과했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2015년에 새롭게 개별 보수를 공시한 등기임원 239명 가운데 총수 일가는 6명에 불과했다.

2014년에 보수를 공시했다가 2015년에 빠진 총수 일가는 46명(대기업계열 이외 기업 포함)이었다. 한솔케미칼의 조동혁 회장, BGF리테일 홍석조 회장은 2014년에 약 26억원, 3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공시했으나 2015년에는 ‘미등기임원’이 돼 공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