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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 초래해 놓고 십수억원의 '연봉' 챙겨간 재벌 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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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경영으로 기업을 위기에 빠뜨려 ‘구조조정’ 상황에 몰아넣은 재벌 경영진들이 자신의 보수는 수억원씩 챙겨간 것으로 드러났다. 효성 조석래 회장 등은 분식회계·조세포탈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도 수십억원의 연봉을 챙겨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2014-2015년 개별 임원보수 변동내역과 문제 기업 임원보수 현황’을 공개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최근 3년 연속 구조조정인 중인 대기업진단 계열사에서 연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지배주주 일가 13명의 연간 보수총액을 계산해 보니 평균 14억81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경영인이 받아간 보수 역시 14억1200만원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개인별로 비교하면,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보수를 챙겨간 재벌은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었다. 2013년에는 17억원을 받았고 2014년에는 퇴직금까지 포함해 57억원을 챙겼다. 그 다음으로는 두산의 박지원 부회장의 보수가 2013년 16억원, 2015년 17억6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 역시 현대상선으로부터 2013년 8억8000만원, 2014년 8억8000만원, 2015년 9억6000만원을 받았다.

경향신문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으로부터 고액의 보수를 수령한 재벌 경영진 명단(연 5억원 이상인 경우만을 별도로 정리)/경제개혁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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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는 또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거나 유죄가 입증돼 형이 확정되는 등 불법행위와 연관이 있는 재벌 임원 11인(연 보수 5억원 이상)의 최근 3년간의 ‘연봉’도 살펴봤다. 그 결과 연평균 10억원 미만은 롯데그룹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유일했다. 특히 롯데의 신동빈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은 연 평균 40억원 이상을 챙겨갔다. 신동빈, 조양호 회장은 각각 3. 4개 계열사로부터 보수를 받은 결과이고 효성의 조석래 회장은 효성으로부터만 받은 것이다.

다음은 경제개혁연대가 공개한 불법행위 연루 재벌 경영진 11인의 최근 3년간 연 평균 보수 총액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조양호의 경우 2014년 한국공항 등기이사에서 사임해 2013년 이후의 보후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미등기임원을 유지하고 있어 보수를 계속 수령하고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실제 총액은 표를 상회하는 금액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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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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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효성의 경우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900억원대의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실이 입증돼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조석래 회장에게 연 평균 40억원의 보수를 챙겨줬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2014년 증권선물위원회는 효성에게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을 해임하라고 권고했지만 효성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들은 2016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됐다.

동국제강그룹의 장세주 회장은 회삿돈 200억원 이상을 빼돌리고 80억원은 상습도발을 벌인 혐의 등으로 올해 5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최근 3년간 연평균 보수액이 20억원을 넘는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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