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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 막바지 현대상선 “영업력 강화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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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여전히 유동성 확보 난망

그룹 ‘심폐소생’ 없이는 힘들 듯

국적선사들의 정상 운항을 향한 막바지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현대상선은 본격적인 영업력 확보에 나서고 있으나, 한진해운은 유동성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미주·유럽·중국·아시아 등 지역별로 하계 회의를 열어 영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영업전략회의는 영업력과 비용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단기·중장기 전략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회사 측은 지역별 화주 초청 설명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유럽·중국·홍콩·호주 등 주요 거점별로 그동안 진행된 구조조정 과정을 설명하고, 용선료 협상 등의 과정에서 지지를 보내줬던 이들에게 다시 한번 협조를 부탁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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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이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에서 짐을 내리는 모습. 현대상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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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의 이 같은 행보는 올 초 현대증권 등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시작으로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등 채권단과의 자율협약 조건들이 이행 막바지 단계에 들어간데 따른 것이다. 세계최대 해운동맹인 ‘2M’ 가입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동맹 소속만 확정 짓는다면 회사의 지속성을 위해서 이제는 영업력 확보가 관건이다.

특히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반짝 상승세를 탔던 운임도 다시 하락해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파나마 운하의 확장 개통으로 선박의 규모를 두고 치열한 싸움도 예고돼 있어, 1만4000TEU(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선박 확보도 절실하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영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 수익성을 높이고 조기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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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로비에 컨테이너선 모형이 전시돼 있다.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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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보다 늦게 구조조정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최근 단기 유동성 악화로 고전하다 그룹의 추가 지원으로 다소 숨통이 트였다.

한진해운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 일부 노선의 영업권을 (주)한진에 양도하기로 했다. (주)한진은 항로 운영권 매입을 위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지분 16.67%를 신세계 계열사인 센트럴시티에 넘겨 1628억원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자구안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매각대금 621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한진그룹 내 육상운송 담당 자회사인 (주)한진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그룹 차원의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 자금이다.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상표권·벌크선·자회사 지분·사옥 매각 등으로 4112억원을 확보하는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1744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용선료·컨테이너 임대료 지불 등을 위한 단기 유동성 위기가 커졌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정상영업을 위해 향후 2년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존 자구안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추가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그룹 측이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심폐소생’이 없다면 자율협약 유지가 힘들어 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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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서에 담긴 자구계획 주요 내용.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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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의 경우 제3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가입도 확정돼 있으나 용선료 협상은 30% 안팎의 조정을 놓고 외국 선사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한진그룹이 지원 사격에 나서 1조원 정도를 자체 조달할 경우 채권단이 일부 자금 지원과 경영권 유지 등의 ‘당근’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산업은행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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