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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브렉시트 쇼크]대외리스크에도 구조조정은 꿋꿋이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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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금융시장 불안에도 실물경제 제한적

부실 방치가 자금이탈에 더 치명적

【세종=뉴시스】이예슬 기자 = 정부가 산업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상황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글로벌 리스크가 우리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외 리스크가 발생하긴 했지만 애초의 계획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4일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 탈퇴를 지지하는 표가 51.89%, 잔류는 48.11%로 집계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이 30원 가량 올랐고 코스피는 3%대, 코스닥은 4%대 이상 하락 마감했다.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의 경우 영국과의 무역 및 금융 분야의 연계가 낮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충분해 대외건전성과 재정여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은행권의 영국은행 차입 비중은 25.3%, EU은행은 37.6% 수준이다. 주식투자 비중은 영국 8.5%, EU 25.4%로 적지 않지만 자금 포지션의 변화 움직임은 미미하다는 게 센터의 시각이다.

영국과의 교역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 수출에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정부는 내다봤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글로벌 수출액 대비 대영 수출액 비중은 1.4%(74억 달러)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당분간 부정적 영향이 계속될 것이란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어제까지 잔류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이를 깨고 탈퇴로 결정이 되면서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태가 됐다"며 "한동안 시장이 출렁거리긴 하겠지만 곧 새로운 균형점을 찾으면서 실물부문에까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우리 시장도 단기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브렉시트로 인해 미국의 7월 금리인상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악재 하나가 터졌지만 반대로 또 다른 악재는 미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교수는 "원화 환율을 절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만큼 당국이 섣불리 나서 안정화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주식시장도 오늘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그리스처럼) 디폴트로 인해 하락한 것도 아닌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으로 인해 국내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 리스크까지 더해지면 자칫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해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김 부장은 "금융시장의 단기 출렁임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이 구조조정은 계획대로 밀고 나가는 게 맞다"며 "브렉시트가 일정 부분 실물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국내 이슈에 크게 영향을 미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외국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부실을 방치하는 것이 자금이탈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 교수는 "브렉시트는 오히려 구조조정을 앞당겨야 하는 요인"이라며 "불안한 유럽에 투자하는 것보다 정부가 팔을 걷고 부실을 정리하려는 한국시장이 낫다는 신호를 투자자에게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한국 경제에 어느 부실 기업이 있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몰랐던 것도 아닌 만큼 빨리 수술을 해서 한국경제가 부실을 도려내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외국자본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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