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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국민연금, 조선 구조조정에도 현대중공업은 더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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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꾸준히 매입…"업황 회복 시 반등 기대"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비중 축소

뉴스1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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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국민연금이 구조조정 속에서도 현대중공업그룹에 대한 지분을 확대했다. 장기적으로 업황이 회복하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대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분은 5% 아래로 낮췄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현대미포조선 주식을 올해 1월 13일부터 4차례에 걸쳐 83만1416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지분율은 종전 5.04%에서 9.2%까지 상승해 현대삼호중공업(42.34%)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국민연금은 현대중공업 주식도 추가로 사들였다. 지난 2월 26일 현대중공업 주식 76만3236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은 5.03%에서 6.03%로 높아졌다.

조선업이 경기민감업종에 지정되고, 자구안을 제출하는 등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분을 늘린 것은 주가가 바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2014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20만원대 초중반을 유지했지만, 지금은 10만원대 초반이다.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안 좋을 수 있지만, 조선업이 회복하면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현대중공업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사업구조가 다변화돼 있어 조선업 침체의 완충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올해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배당을 통해 약 2792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게다가 조선사 현금흐름의 악화 원인인 해양시추설비 수주잔액이 대형사 중 가장 작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 이후 생존의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크고, 경쟁사 대비 구조조정과정에서 전략적 선택지가 다양하다"면서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의견도 '매수'로 제시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지분 확대는 장기적인 투자 측면의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며 상승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미 주가도 오름세이다. 국민연금이 현대미포조선은 추가 지분 매입을 완료한 3월 21일 주가가 6만6000원이었지만, 전일 7만2000원으로 9.1%나 올랐다. 신규로 매수한 주식에서 50억원의 평가 이익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은 신규 매수 후 1.4% 하락해 11억4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서는 비중을 줄였다. 대우조선해양 주식의 경우, 지난해 5월 8일부터 매도하기 시작해 7.09%이던 지분율을 그해 6월 4%까지 낮췄다. 삼성중공업 주식도 2014년 12월 5.05%에서 4.04%로 줄였다.

같은 대형 조선사지만, 해양 플랜트 비중이 높고 해결 과제들이 많다는 점이 작용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조선업의 비중은 줄이지만, 현대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은 계속 관찰 중"이라며 "경쟁사보다 재무 상황도 좋고, 업황이 나아지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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