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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순둥이’ 유일호, 구조조정 전사로 변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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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관계장관회의 수장 맡아…후방서 지원하다 최전선 투입

세계일보

유일호(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 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쥐었다. 12조원 이상의 혈세가 들어갈 조선과 해운 등의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기존의 ‘차관급 협의체’에서 부총리가 주재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로 격상됐기 때문이다. 후방에서 지원하다 선혈이 낭자할 백병전의 장수로 긴급 투입된 셈이다. 구조조정의 모든 성과와 책임이 그의 손끝에서 매조지되는 모양새다. 유 부총리가 순둥이 이미지를 벗고 구조조정의 전사로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 부총리는 9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우리 경제를 재도약시킬 수 있는 근본적 처방은 구조조정과 산업개혁뿐이라는 엄중한 인식하에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앞길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정치환경이 녹록지 않다. 야당 지도부와 경제통 의원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청문회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청문회 불가피론이 적잖다. 박근혜정부가 종반부로 치닫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결국 관건은 협치의 리더십이다. 구조조정은 협치의 절정판이다. 정부 부처는 물론 기업과 노동, 정치권이 혼연일체가 돼서 집단지성을 모아야 하는 것이다. 여야정 협의체가 꾸려진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취임 이후 ‘무색무취’한 관리형 리더십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유 부총리가 특유의 유연함으로 협치의 불씨를 살려내야 할 때다.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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