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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韓 구조조정 태풍 경보.. 경제 '방어막'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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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25%로 인하 '역대 최저'
"이젠 재정확대 나서야" 추경 등 주문 목소리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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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기업구조조정 영향권으로 본격 편입되면서 하반기 구조조정발 경기충격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 방어막 쌓기에 돌입했다. 정부 역시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내년도 '슈퍼예산' 편성으로 재정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하반기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금통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25%로 내렸다. 시장에선 지금까지의 한은이나 기획재정부의 경기진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깜짝 결정으로 받아들였다. 이 점에 대해 이 총재는 '구조조정 본격화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수출이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4분기엔 1.4분기에 비해 경기회복세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수출부진의 영향이 설비투자 부진, 가동률 하락 등 내수로 점차 파급될 우려가 나타나고 있으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우리 경제의 고용여력도 저하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의 발언과 다소 엇갈리는 부분은 있으나 세계교역 침체에 따른 수출부진 여파가 내수로 파고들고 있다는 부분에선 양측 모두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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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시작에 앞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연세대 김정식 교수는 "구조조정 때문에 경기가 추가로 침체되는 경착륙 상황에 대비한 보완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한국 수출의 핵심축인 조선업이 수주 빙하기에 들어가면서 수출부진이 생산부진→설비투자 감소→내수.소비회복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수출은 지난 1월에 19.0%(전년 동월 대비)나 급감한 데 이어 2월 13%, 3월 8.2%, 4월 11.2%를 기록, 5월이 돼서야 감소율을 가까스로 6.0%로 축소했다. 설비투자도 2월(7.9%)을 제외하곤 올 들어 내리 마이너스다.

취업자수 증가가 둔화되고 있는 것 역시 부정적 신호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수 증가규모(전년 동월 대비)는 지난해 말까지 월평균 3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지난 2월부터 22만명대로 하락한 뒤 현재까지 30만명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조선업종 구조조정으로 예상되는 실업자만 5만8000명에서 6만3000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만으론 한계가 있으니 재정정책도 같이 가야 한다"고 밝혀 사실상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구조조정 충격파에 대비해 정부도 같이 방어막을 쌓아야 한다는 얘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화정책만으로 경기회복을 보장하기는 어려워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인하가 좀비기업 등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전세시장 붕괴와 가계부채 증가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 역시 커 정부와 금융당국이 경기부양과 금융안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관리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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