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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구조조정 바람 철강업계..어두운 표정으로 맞은 ‘철의 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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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악화·구조조정 현안에 묵묵부답

권오준 회장 “과감한 사업재편 필요”

이데일리

[이데일리 최선 기자] 제17회 철강의 날 행사에 모인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표정이 어두웠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인한 철강가격 하락, 업황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 현안들이 암울한 상황을 지속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 17회 철강의 날 기념행사의 화두도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쏠렸다. 한국철강협회장을 맡고 있는 권오준 포스코(005490) 회장은 기념사에서 “우리 스스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과감하게 사업을 재편해 나가야 하고 강력한 구조개혁을 통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에 이어 축사한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금의 글로벌 공급과잉을 극복하고 구조조정 후 더욱 강력해질 전세계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비핵심부문을 과감히 털어내고 핵심영역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철강업계는 중국산 철강제품 가격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 바닥을 찍었던 중국산 철강제품 가격이 연초부터 올라 반색을 보였지만, 이후 5주연속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5월말 현재 후판, 열연 등 중국산 제품 수출가는 각각 t당 343달러, 348달러로 전월대비 20.2%, 19.4% 하락했다. 공급과잉, 철광석 가격 상승이 주원인이다. 미국과 유럽의 무역규제 움직임이 있지만 공급과잉이 해소될 지는 미지수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산 철강제품 가격의 영향을 받아 열연을 제외한 철강제품 가격을 한달째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철강업계는 현재 정부 지정 공급과잉 업종으로 분류돼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금융위원회는 품목별 공급과잉 여부와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 추진방향 등에 대한 철강업계의 컨설팅 결과에 따라 구조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달 16일부터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철강업계에 대한 진단에 들어가 다음달 말이면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포스코, 현대제철(004020) 등 철강업체들은 자발적 사업재편에 들어간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34곳을 정리했고 올해는 계열사 35개를 매각·청산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포항공장 철근라인을 폐쇄하고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강판 등 제품에 힘을 쏟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행보다.

권오준 회장은 구조조정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계획대로 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우유철 현대제철(004020) 부회장은 2분기 실적 전망, 미국 관세 영향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순형 세아제강(003030) 회장은 올해 수출 전망에 대해 “올해도 그렇게 좋을 것 같지 않다. 유가와 관련이 크기 때문에 유가가 허락하지 않으면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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