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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부실 책임 산은·수은도 고강도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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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5∼10% 감축… 임금 삭감

지점 축소… 비금융 자회사 매각

임직원 유관기관 취업도 금지

국책은행의 방만한 경영이 본격 도마에 오른다. 정부가 구조조정자금을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수혈하되 그 전제로 고강도 자구조치를 내세웠다. 산은과 수은도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고통분담에 나서도록 강제해 도덕적 해이를 막는다는 취지에서다.

먼저 인력감축이 단행된다. 산은에는 인력의 10%를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토록 했다. 이에 따라 현 정원 3193명은 2021년에 2874명으로 줄어든다. 수은 역시 2021년까지 현 정원 978명의 5%를 줄여야 한다. 경영진도 감축 대상에 올랐다. 산은은 연말까지 집행부행장을 없애 부행장 수를 9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수은도 2018년까지 부행장급 임원 2명을 감축해 8명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정부는 대신 두 은행이 전문가 등을 활용해 구조조정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도록 했다. 수은은 전문인력 20명을 보강하고, 조선과 해운 등 취약산업에 특화된 내·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기업 구조조정 전문위원회’와 ‘외부 자문단’을 신설한다. 또한 외부 전문가 출신의 사외이사도 늘린다. 산은 역시 회장 직속으로 ‘기업 구조조정 특별보좌단’을 새로 설치해 외부 전문가 그룹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조직도 슬림화된다. 산은은 2020년 말까지 지점 8곳을 단계적으로 축소, 74개만 유지할 예정이다. 수은은 올해 하반기 1개 본부를 줄인 데 이어 2018년까지 추가로 하나 더 줄여 7개 본부체제로 재편하는 한편 국내 지점과 출장소도 2020년까지 30%를 축소해 9개만 남기기로 했다.

양대 국책은행은 앞으로 자산매각과 예산절감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산은은 132개에 달하는 비금융 출자회사를 최대한 조기 매각해 정책금융의 재원을 스스로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46개, 내년 44개, 2018년 42개 등 매각 목표치도 분명히 했다. 수은도 지점장 사택 4곳을 모두 팔기로 했다. 아울러 양대 국책은행은 임직원의 구조조정 유관기업 취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공직자윤리법에 준하는 심사제도를 도입해 이를 통과해야만 예외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정부가 이들 국책은행에 지원하는 경상경비는 전년 대비 기준으로 올해 10%에 이어 내년에도 3% 삭감된다. 양대 은행 모두 올해 임원 연봉을 지난해보다 5% 삭감하고,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일 예정이다. 직원 역시 올해 임금상승분을 반납한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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