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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임종룡 "구조조정 원칙은 대주주 책임, 의견조율위해 서별관회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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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기업구조조정 원칙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주주가 책임을 지고, 이를 기업 자구계획안에 포함하는 것이다"고 했다.

또 이른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대해 "부처간 의견조율이 필요할 때 먼저 거르는 역할이다"며 "밀실, 정치적 회의가 아닌 현실적으로 필요한 회의이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8일 열린 제1차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 이후 기자 설명회에서 대주주 책임론에 대한 질문에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하든, 유상증자에 참여하든, 기업을 포기하든 책임 부담을 자구계획에 포함하는 것은 기업구조조정의 원칙"이라며 "그런 원칙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와 서별관회의의 관계는.

▲서별관회의는 부처 의견 조율이 시급히 필요할 때 사전적으로 거르는 역할을 하며 1997년부터 있어왔다.

서별관회의에서 조율을 한 이후 경제장관회의나 관계장관회의를 한다.

최종적 결과물을 이뤄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회의다.

서별관회의를 마치 밀실에서 하는, 정치적인 회의라고 평가하는 분들이 있다. 이는 장관들이 공식적 회의 이외에는 모여서 논의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이 대우조선에 대한 4조2000억원대의 신규자금 지원 결정 과정에서 산은이 들러리만 섰다고 했다. 국책은행 의견을 묻지 않았는지.

▲홍 전 회장이 구조조정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졌던 인식과 이해에 대해 정부 당국이 일일이 해명해야 할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국책은행이 관여하는 구조조정은 반드시 해당 은행과 긴밀한 협의 아래 진행하고 있다.

매주 2~3회 만났고 주말에도 회의를 많이 했다. 산은과 수은이 조선·해운업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경험이 많다. 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왔고 긴밀히 협의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0월에 대우조선 지원을 논의할 때 산은은 여신액 비중 산출에 선수금환급보증(RG)을 포함하자고 하고, 수은은 RG를 빼자고 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면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기업 정상화가 어려워지게 된다. 누가 나서서 책임감을 느끼고 조정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조정하는 역할을 제가 실제로 했고, 당연히 해야 했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책임감 있게 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은 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일(대우조선 지원 결정)로 인해 책임질 일이 생기면 책임을 질 것이다.

-홍 전 회장은 서별관회의에 갔더니 이미 지원 금액이 정해져 있었다며 산은과 조율을 거친 금액이 아니라고 했다.

▲지원 규모를 정하는 회의를 제가 주재해서 했다.

산은, 수은 실무자들 사이 합의가 되지 않는 부분을 조율해주고 조정했다. 국책은행 감독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그것을 결코 피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피하지 않을 것이다. 조정 결과를 각 은행에 보낸 이후 서별관회의에 갔다. 홍 회장이 지원 금액을 서별관회의에서 처음 봤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로 가면서 지원 금액 4조5000억원을 날리게 됐다.

▲그렇지 않다. 4조5000억원은 일시적 충격을 주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금이었다.

2조8000억원은 종업원 임금, 기자재 협력체 자금으로 나갔고 나머지 금액은 회사채 상환, 보증 지급, 연체된 은행이자 지급에 쓰였다. 그 돈이 공중으로 간 것이 아니다.

STX조선이 정상화를 하는 시도하는 데 쓰였고,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쓰였다.

- 산은, 수은에 5~8조원 자금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자본확충펀드는 왜 11조원으로 조성되나,

▲ 산은이 국제적으로 갖춰야 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3%, 수은은 10.5%를 고려했을 때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가 5조~8조원이다.

그러나 상황에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해서 충분히 설정한 규모가 11조원이다.

- 신보의 지급 보증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 한국은행이 출연하게 된다. 대출 금액의 20분의 1을 신보에 출연하는 것으로, 한은이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신보는 대출 재원의 전액 회수를 보장한다. 한은은 '리스크 프리(risk free·위험성 없는)'한 대출이 가능한 것이다.

- 산은, 수은의 자구계획을 어뗗게 평가하나.

▲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9월 말까지 추가적인 진단을 해서 필요한 경우 자구계획을 보완할 것이다.

-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이 부실을 더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인데 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가.

▲ 수출입은행이 자본확충펀드 지원을 받는 것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서이지만 궁극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측면이 더 크다.

수출입은행 올해만 87조 가까운 수출금융 지원하고 있다.

구조조정 손실로 건전성이 나빠지면 국책은행 본연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금융시장에 불안을 형성하거나 충격을 줄 수 있다.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수출입은행, 산업은행이 각각 자본확충펀드 또는 자체적으로 자본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기업의 대주주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 대주주가 사재 출연을 하든, 기업을 포기하든, 유상증자하든 대주주 책임을 자구계획에 포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이다. 그런 원칙대로 진행하겠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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