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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구조조정 추진계획]조선·해운 구조조정에 7대 은행 2분기 충당금 2.2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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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대우조선, 3600억 충당금..국책銀 등은 `정상`유지

STX조선 법정관리에 1.7조 충당금..한진계열은 1400억 예상

은행권 충당금 분류 제각각..국책銀은 높게, 시중銀은 낮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주요 시중은행들이 2분기(4~6월)에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이 2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분류한데다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로 가면서 국책은행의 충당금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진행될수록 은행권의 충당금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국책은행은 구조조정 기업의 여신 분류를 시중은행에 비해 비교적 높게 유지해 향후 충당금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데일리

◇ 대우조선 ‘요주의’ 하향 조정..STX조선 법정관리 여파에 충당금 폭탄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수은·농협·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7개 은행의 대우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한진해운에 대한 2분기 추가충당금이 대략 2조2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을 기존 ‘정상’에서 ‘요주의’로 하향 조정하면서 약 3600억원 정도(국민은행 1분기 적립 포함)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1분기때 7100억원의 여신에 대해 105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고, 신한은행도 5월말 2800억원의 여신에 대해 최대 560억원 가량 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KEB하나은행은 아직까지 ‘정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요주의’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여 최대 1700억원의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정상’으로 유지키로 했지만 300억원의 충당금을 기적립했다.

STX조선도 법정관리로 가면서 산은, 수은, NH농협은행을 중심으로 1조7000억원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 산은과 수은은 ‘추정손실’로 분류해 각각 7000억원, 6000억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회수의문’으로 분류, 4131억원 가량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 채권단에서 빠진 만큼 관련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100% 쌓은 상태다.

한진해운이나 한진중공업에 대해선 대부분 고정이하나 요주의로 분류해 충당금 적립이 이뤄진 상태다. 다만 우리은행은 한진해운, 한진중공업을 6월부터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하향 조정 추가로 500억원을 쌓았다. KEB하나은행도 한진해운에 대해 요주의에서 `고정`으로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어 250억원 가량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고 있다. 농협은행은 한진해운을 `정상`에서 5월말 `고정`으로 분류해 400억원 가량 충당금을 쌓을 예정이다.

◇ 한진계열 ‘요주의’냐, ‘회수의문’이냐..여신분류 제각각

조선, 해운사들이 자율협약 등에 돌입하면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은행별로 여신 분류는 제각각이다. 자본확충이 필요할 만큼 자산건전성이 나쁜 국책은행 등은 여신 분류를 높게 유지하는 반면, 시중은행들은 낮게 유지해 ‘충당금을 충분히 쌓고 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국민, 신한은행 등은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하향 조정한 반면 산은, 수은,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은 ‘정상’으로 유지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말 지원키로 한 대우조선에 대한 자금집행액이 아직 1조원 남아있는 데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신규 수주를 지원해야 한다는 게 국책은행 등의 생각이다.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이 하향 조정될 경우 선박 수주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조선업황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다 하반기 산업재편을 위한 업계 공동 컨설팅 결과에 따라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질 가능성도 높다. 이 은행들이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한다면 최대 3조원 가량의 충당금 부담이 생길 전망이다.

한진계열에 대한 여신분류도 제각각이다. 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올해 초 자율협약에 돌입한 한진중공업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하고 있다. 산은, 수은, 농협은행 등이 ‘요주의’로 분류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국민은행은 ‘회수의문’으로 분류한 반면 산은, 농협은행 등은 고정으로 분류했다.

금융당국은 각 은행별로 기업에 대한 여신 분류가 2단계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이를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간 여신등급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경우 국책은행이 시중은행 수준으로 여신 등급을 하향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산은과 수은(현대상선, 한진해운 익스포져 없음)은 대우조선, 한진중공업, 현대상선, 한진해운, 창명해운에 대한 익스포져를 고정으로 분류할 경우 지난해말 대비 각각 1조원 내외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여신 건전성 분류= 금융회사들은 기업 여신에 대해 채권 회수 가능성 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자산건전성을 분류한다. 정상은 필요충당금으로 0.85% 이상, 요주의는 최저 7% 이상, 고정은 20% 이상, 회수의문은 50%이상, 추정손실은 100% 대손충당금을 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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