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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韓경제, 길을 잃다①]수출·내수 부진에 구조조정, 통상현안까지…동시다발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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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세종=뉴시스】안호균 기자 = 경제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성장 엔진이 점차 식어가는 가운데 부실기업 구조조정,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 각종 대내외 리스크도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5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0.5%에 그쳐 지난해 4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분기 성장률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책적 효과로 반짝 반등했던 지난해 3분기(1.2%)를 제외하면 2014년 2분기부터 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2%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3.2→2.7%),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1→2.7%) 등 국제기구는 물론이고 한국은행(3.0→2.8%), 한국개발연구원(KDI·3.0→2.6%), 국회 예산정책처(3.0→2.5%) 등 국내 기관들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우리나라의 성장세 정체는 세계 경제와 비교해도 매우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2011년부터 5년 연속으로 세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또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세계 성장률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KDI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각각 3.2%와 3.5%를 기록하지만 우리나라는 2.6%와 2.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3년째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7년 연속으로 세계 평균을 밑돌게 된다.

◇수출·내수 동반 부진…저성장 고착화

지난해까지 우리 경제는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가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고용과 투자가 감소하고 내수마저 하향곡선을 그리는 악순환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수출 부진에 따른 제조업 경기 침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17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3월(-1.2%)에 이어 4월(-1.2%)에도 뒷걸음질을 쳤다.제조업 가동률은 71.0%까지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 여력도 확연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14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다 올해 1분기에는 -7.4%로 급락했다. 또 고용률은 59.1%를 기록해 4분기 만에 60% 밑으로 떨어졌다. 2014년 50만명대, 지난해 30만명대였던 취업자수 증가폭은 올해 들어 2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까지 경기를 지탱하던 내수도 추가경정예산 편성,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의 약발이 떨어지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소매판매(-1.1%)와 서비스업 생산(-0.1%)이 모두 전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구조조정·美금리인상·中경기둔화 등 각종 리스크 산적

하반기 경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구조조정 등 각종 리스크가 현실화하면 경기가 급격히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올해 상반기 전체 재정의 60%를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 조기집행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하반기에는 오히려 경기가 급락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4분기(0.3%)와 2015년 4분기(0.7%)에 '재정절벽' 현상으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는 현상을 경험한 바 있다.

또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G2 리스크'도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아시아 신흥국에서의 자금 유출은 가속화되고 있다. 또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위안화 가치는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도 확대되고 있다.

수출 여건도 크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이 소비 위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하고 있어 중간재 위주인 한국 기업의 수출 전망은 하반기에도 밝지 않다. 또 대선을 앞둔 미국이 우리나라를 환율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하고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문제삼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기업 구조조정은 하반기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암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기업과 금융권의 부실 규모가 어느정도일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철강·석유화학 등의 업종에서도 잇따라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규모 생산 시설이 밀집해 있는 경남과 울산에서는 실업이 급증하고 소비가 침체되는 등 경제 심리가 위축되는 현상이 시작되고 있다.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그 영향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선·해운·철강 등 기업 구조조정 대상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과 설비투자 급감이 예상되고 있다"며 "구조조정 본격화로 향후 국내 고용시장은 물론 설비투자, 소비심리 회복에 추가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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