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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조선 빅3’ 구조조정 급물살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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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3조5000억·삼성중공업 1조5000억 자구안 잠정 승인

현대중, 금융계열사 매각 앞당겨 올해 매듭…대우조선도 2조원대 전망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자구안이 채권단으로부터 잠정 승인을 받았다.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 각각 3조5000억원과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구계획이다. 조선 ‘빅3’ 중 두 곳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조선업 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제출했던 자구안에 대해 잠정 승인 확정 통보를 받았다.

자구안에는 당초 내년 하반기 예정됐던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 등 모든 금융 계열사 매각을 연내로 앞당긴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건설장비 등 일부 비(非)조선사업은 내년 상반기 중 분사해 매각한다. 울산 현대백화점 앞 부지, 울산 조선소 기숙사 등도 판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선박건조대(도크)의 가동도 순차적으로 중단된다. 알짜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안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구조조정도 예고돼 있다. 이미 주말·휴일근무가 폐지됐고 7월부터 고정 연장근로가 없어져 직원 임금이 최대 50% 정도 줄어들게 된다. 지난달부터 사무직은 물론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도 진행 중인데, 본사 인력만 3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앞서 3조원대 영업손실을 냈던 2014년부터 3조9000억원 규모의 자구대책을 실행해왔던 현대중공업은 이번 3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대응이 완료되는 2018년까지 현재 8조5000억원(연결 기준 13조원) 수준인 차입금을 6조원대, 134%인 부채비율(연결 기준 218%)은 100%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분기 만인 올 1분기 3252억원(연결 기준)의 영업이익을 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부채비율도 비교적 양호하기는 하나 채권단과 금융위원회가 선제적 점검 차원에서 유동성 확충, 재무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강도를 높여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수준으로 자구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삼성중공업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자구안을 잠정 승인받았다. 거제도 삼성호텔, 판교 연구개발센터 등 비업무용 자산과 보유주식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 1조50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등 대주주가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삼성중공업에 지원하는 방식의 자구안은 담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빅3’ 중 두 조선사의 자구계획 틀이 완성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안 확정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재무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를 마친 대우조선은 이를 토대로 최종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조만간 제출할 계획이다.

자산 매각뿐 아니라 급여 삭감과 국내 자회사 매각 등을 추가해 지난해 마련한 1조8500억원을 웃도는 2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역시 자구 강도를 당초 계획보다 높인 것은 낙관적이지 않은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때문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1분기 263억원의 적자를 낸 대우조선이 2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나 문제는 심각한 수주 부진이다. 벌크선 일부를 제외하면 수주가 끊긴 데다 저유가가 계속되면서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 가능성도 여전하다.

한편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조선해양의 발주처 가운데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이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4척의 발주 취소를 최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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