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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전경련 "기업 구조조정, 노사 상호 양보가 성공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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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상생 GM·르노는 구조조정으로 '부활'

노사갈등 푸조-시트로엥은 프랑스 공장 폐업

【서울=뉴시스】유자비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주요 요소로 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제시했다.

전경련은 1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자동차 기업의 노사협력 사례를 분석한 결과, 상호 양보를 도출한 기업은 조기 정상화와 고용 유지를 이룬 반면, 첨예하게 대립한 기업은 사업철수 등 극단적인 상황을 맞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경련은 성공적인 기업 구조조정 사례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시했다.

GM은 지난 2007년 40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내며 다음해 세계 판매량 1위를 도요타에 내줬다.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이듬해 파산 신청도 했다.

금융위기 전 GM의 시간당 임금은 70달러 수준으로 미국 민간 제조업 평균인 30달러의 2배를 넘었다. 직원 의료복지에 대당 215달러를 쓰는 토요타와 달리 GM은 1635달러를 쓰는 등 복지 부담도 컸다.

이에 노사는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상생하기로 했다.

노조는 신입사원 임금을 기존 직원의 절반 정도인 시간당 14달러 선으로 낮추는 '이중임금제'를 확대했다. 이는 업무 난이도, 숙련도, 고용기간에 따라 차별임금을 적용하는 것이다.

또 해고 시 5년 평균임금의 95%를 최장 6년간 지원하는 '잡뱅크제'를 폐지하고 생계비 보조 중단을 수용했다. 더불어 향후 6년간(2009~2015) 파업을 자제할 것을 약속했다.

사측은 대신 해외 아웃소싱 유예와 경영 정상화될 경우 해고자 우선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미국 내 약 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로 약속했다.

그 결과 GM은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해 2013년 말 구제 금융을 졸업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 984만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의 주요 생산기지인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도 지난 2002년 연간 28만대에 달했던 생산량이 2006년 당시의 30% 수준으로 급락했다. 신차 '모두스'의 판매가 부진한 탓이었다. 일감 부족으로 공장은 1일 3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됐다.

노조는 생산량을 확대하자는 목소리를 내며 파업에 돌입했고 2000명 이상의 계약이 해지되며 공장이 폐쇄 위기를 맞았다.

2009년 대척점에 있던 노사는 정부의 중재로 실마리를 찾았다. 노조는 7년간 임금 인상과 주말 초과수당을 양보했고 인력 재배치에 합의했다. 또 산별노조 대신 사업장 단위로의 단체교섭 체제 전환을 받아들였다.

르노 본사는 생산성 향상 조건으로 전기차 트위지, 캡처(QM3) 등 2종의 신차 생산물량을 보장했다. 정부는 각종 세제 혜택에 협력업체 부지와 직원 훈련비를 지원했다.

이런 노력과 신차 QM3의 인기로 바야돌리드 공장은 부활했다. 2014년 연산 20만대를 돌파하며 생산량을 회복했고 올해 5월에는 본사가 2020년까지 스페인에 8000억원에 가까운 추가 투자를 약속해 2000명이 새롭게 채용될 전망이다.

반면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의 프랑스 공장은 노사 갈등 끝에 조기 폐쇄가 결정된 상황이다.

PSA는 금융 위기로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지자 지난 2008년 영업 적자로 전환했다. 사측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려고 했지만 정부는 일자리 보호를 위해 반대했다.

2009년 사르코지 정부는 PSA에 4조원을 저리로 융자하며 자국 공장 폐쇄 유예를 조건으로 내거는 등 지원에 나섰지만, 2012년 유럽 판매량은 2006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상황이 악화했다.

PSA는 구조조정을 하려 했지만 노조와 정부가 반대했고, 2013년 임금 동결 제안에 노조는 4달간 장기 파업에 돌입했다. 결국 PSA는 2014년 오네 공장의 조기 폐쇄를 결정하며 지난해까지 총 1만1200명을 감원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조선, 해운 등 어려운 업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노조가 기득권만을 유지하려 한다면 회사와 근로자 모두 공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도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등 노사 간 상호 양보가 구조조정 성공을 위한 선결 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jab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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