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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건설·철강 구조조정, 지방은행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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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경남은행·대구은행등

건설·철강등 대출비중 최고 15%

구조조정 확대땐 충당금 직격탄


조선ㆍ해운으로 시작된 기업구조조정 여파로 특수ㆍ국책은행들이 타격으로 입은 가운데, 구조조정이 건설ㆍ철강ㆍ석유화학 등 다른 5대 취약 업종으로 확대될 경우 지방은행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건설ㆍ철강ㆍ석유화학 여신 비중이 높아 막대한 충당금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은행의 경우 건전성이 시중은행보다 낮아 자칫 구조조정으로 인해 은행의 건전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건설ㆍ철강으로 이어지면 지방은행 직격탄=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연말을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잔액은 33조5678억원이다. 이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지난 2008년 이래로 잔액 기준으로는 최고치다.

은행 종류별로는 특수은행이 16조6719억원으로 대손충당금 잔액이 가장 많다. 국내와 외국계를 합친 시중은행은 14조8586억원을 적립해 그 뒤를 따랐다. 시중은행의 구조조정 ‘총알’은 넉넉한 편이다. 국민·신한·우리·하나·SC·씨티 등 6개 시중은행의 평균 충당금 적립률은 145.3%에 달한다.

반면, 지방은행은 2조372억원을 충당해 특수ㆍ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보였다.지방은행의 경우 조선 해운 부문은 여신은 전체 여신의 1~4% 수준으로 영향이 크지 않지만, 철강ㆍ건설ㆍ석유화학 분야는 대출비중이 최고 7~15%에 달한다. 특히 이들 지방은행 대부분 철강 ㆍ건설ㆍ 석유화학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어 향후 구조조정 돌입 시 막대한 충당금 폭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상증자 등을 통한 추가 자본적립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나이스(NICE)신용평가가 최근 내놓은 ‘5대 취약업종 기업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은행별 파급 효과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산은행은 국내 11개 시중ㆍ지방은행 중 5대 취약 업종 비중이 19.6%에 달해 가장 높았다. 조선ㆍ해운 비중은 4.3%에 불과했지만 철강ㆍ건설ㆍ석유화학 비중이 15.3%로, 조선ㆍ해운 보다 네 배 가량 많았다. 철강 8.5%, 건설 5.6%, 석유화학이 1.3%를 차지했다. 같은 BNK금융그룹 계열사인 경남은행이 17.5%로 바로 뒤를 이었고 ▷대구은행(13.2%)▷광주은행(10.7%)▷전북은행(8.2%)순이었다. 이들 은행 모두 부산은행과 마찬가지로 철강ㆍ건설ㆍ석유화학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전북은행(7.4%)을 제외하고 모두 10%를 넘었다.

문제는 지방 은행 대부분 해당 여신은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대부분 지방은행들이 해당 여신을 모두 정상으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구조조정 작업이 조선ㆍ해운에 이어 철강ㆍ건설ㆍ석유화학까지 확대된다면 막대한 충당금으로 지방은행들의 타격이 클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경우 추가 부실이 발생한다면 자본 건전성에 까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가 5대 취약 업종 여신에 대한 은행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업종별 여신의 건전성 분류가 변경될수록 자기자본비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 여신이 ‘정상’에서 ‘요주의’, ‘요주의’에서 ‘고정이하 여신’ 등 강한 스트레스를 줬을 경우 부산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은 14.2%에서 13.2%, 경남은행은 14.5%에서 13.6%로 하락했다.

▶안 그래도 1분기 실적 줄었는데 충당금 어쩌나= 지방은행의 취약 업종 부실 여신은 올해 1ㆍ4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차지한 조선ㆍ해운 여신의 영향으로 충당금 부담을 받으면서 1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증가세를 보였던 시중은행과 상반된다. 여신비중이 높은 철강 건설 석유화학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충당금 폭탄에 의한 실적타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올해 1분기 BNK금융의 부산은행의 순이익은 892억원으로 전년 동기(1066억원)보다 16% 감소했다. 경남은행도 같은 기간 820억원에서 767억원으로 6% 가량 줄었다. 대구은행 역시 같은 기간 2.9% 감소한 862억원으로 나타났다. 건전성이 재분류된 여신 일부에 따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연체율 또한 소폭 상승했다. BNK금융의 연체율은 1분기 말 기준 0.75%로 전분기(0.69%) 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DGB금융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0.08%포인트 오른 0.86%를 기록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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