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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구조조정 여파에 회계법인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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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조선ㆍ해운업계 구조조정 여파가 회계업계에도 몰아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며, 일감이 빠지거나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업체에 따라선 인력들의 ‘엑소더스’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 삼정KPMG, EY한영 등 회계업계 ‘빅4’ 가운데서도 삼일과 안진은 이번 구조조정의 논란의 중심에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 감사 과정에서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000억원 중 약 2조원을 지난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반영했어야 했다면서 뒤늦게 회사 측에 정정요구를 해 부실감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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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은 구조조정의 중심에 있는 한진해운의 실사를 맡은 상황에서 안경태 삼일 회장이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과 전화통화를 한 정황이 포착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안 회장이 최 전 회장에게 전화를 한 이후 최 회장이 부하 직원에게 한진해운 보유주식을 매도하라고 지시한 혐의가 포착돼 안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흘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만약 안 회장과 관련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공인회계사 자격이 박탈된다. 하지만 삼일 측은 미공개 정보 유출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과 안진 두 업체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어부지리’를 얻는 것은 삼정과 한영이다.

안진은 대우조선해양 문제로 신뢰도가 하락하며 산업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관련 프로젝트에서 배제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진은 금호타이어 매각 타당성 실사, 성동조선 구조조정 과정 모니터링 업무 등도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 수주가 어려워지면서 일부 워크아웃팀 핵심 인력 상당수는 다른 곳으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삼일 역시 안 회장의 미공개 유출 의혹으로 국책은행이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구조조정 및 인수합병(M&A) 관련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올해 매각을 목표로 하는 비금융 자회사만 46곳에 달할 정도이며 회계업계에 일감을 나눠주는 갑(甲)의 지위에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국내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 논란으로 삼일과 안진이 구조조정 일감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이면서 삼정과 한영의 용역 수주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감을 따라 인력의 이탈과 유입도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각 회계법인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회계연도 기준 삼일은 매출액이 4599억원이었으며 안진은 2921억원, 삼정은 2759억원, 한영은 1667억원이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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