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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단독]'구조조정 후폭풍' 농협금융, 자회사 홍보실도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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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생보·손보 등 3개사 홍보실 폐지 검토, 인력 구조조정 본격화 신호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NH농협금융지주가 자회사의 홍보조직을 없애는 등 본격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수조 원대의 충당금 부담이 예고됨에 따라 재원확보 못지않게 비용절감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머니투데이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이 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NH농협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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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오는 7월부터 주력 자회사인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 등 자회사 홍보조직을 없애고 지주에서 자회사 홍보 기능까지 총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NH투자증권 홍보실은 그대로 남기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2012년에 농업협동조합중앙회(농협중앙회)가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하면서 출범한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다. 산하에 농협은행(카드 포함), 농협생보, 농협손보, NH투자증권, NH농협선물, NH농협캐피탈, NH-CA자산운용 등 7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지주와 별로도 홍보조직을 운영 중인 농협은행, 농협생보, 농협손보의 홍보실을 없애고 NH투자증권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 방안의 하나로 홍보조직을 없애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농협중앙회에서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검토하라고 한 만큼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의 또 다른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조선업에 대한 여신 부실로 대규모 충당금 부담에 놓여 있어 농협중앙회에 분기마다 내는 명칭사용료도 깎아달라고 요청해야 할 상황"이라며 "농협중앙회에서 자회사마다 홍보실 만들어놓고 잘한 게 뭐냐며 홍보실을 지주로 통합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이 이번 홍보실 통합에서 제외된 것은 은행, 생·손보가 지주와 함께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모여 있는 것과 달리 서울 여의도에 위치해 거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데다 지난해 실적도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151억원으로 농협은행(1763억원), 농협생보(1676억원), 농협손보(377억원)보다 많았다.

농협금융은 각 계열사에서 협동조합 이념교육을 담당하는 인력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초 농협인의 이념교육을 전담할 농협이념중앙교육원이 개원한 만큼 중복 인력을 최대한 축소하겠다는 취지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의 부장급 이상 임원은 이달부터 기본급의 10%도 반납하기 시작했다. 농협생보와 농협손보 등 다른 계열사 부장급 이상도 임금 반납에 동참했다.

농협은행은 조선업 여신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다음으로 많다. 농협은행은 △대우조선해양 1조5131억원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포함) 2조3916억원 △삼성중공업 1조8000억원 등 3개 대형 조선사 여신 규모가 5조7047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창명해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까지 더하면 여신 규모는 7조2972억원으로 불어난다. 쌓아야 할 충당금은 3조~4조원대로 추정된다.

농협금융은 충당금을 한꺼번에 회계에 반영하는 '빅배스' 추진을 공론화하며 빅배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농협중앙회를 설득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이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지점통폐합, 자산 매각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털어내야 할 부실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전방위적으로 경영 효율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m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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