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9 (화)

[빚에 신음하는 대한민국②]‘437조’…구조조정 충격에 기업대출 부실화 공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기업 여신잔액 436.7조…17.6조는 부실채권

대기업 대출 연체율도 상승추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조선ㆍ해운업종 구조조정 본격화되면 해당 기업들의 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여신 잔액 436조7830억원 중 17조6945억원(4.05%)이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이다.

대기업 부실채권은 작년 한 해에만 무려 7조3312억원 늘었다.

이 같은 부실채권 규모는 관련 통계가 발표된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이며 연간 증가 폭으로도 최대다.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기업 대출의 연체율까지 올라가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신한ㆍ우리ㆍKEB하나ㆍ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기업 연체율이 모두 상승세다.

농협은행의 작년 대기업 연체율은 2014년 대비 1.06%포인트, 신한은행은 0.55%포인트 높아져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2013년보다 0.83%포인트 급락하며 2014년 0.76%까지 떨어졌던 우리은행의 대기업 연체율도 1년 만에 0.28%포인트 반등, 다시 1%대로 올라섰다.

대기업을 포함한 KEB하나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도 전년보다 0.27%포인트 높아졌다.

헤럴드경제

문제는 은행들이 기업 대출에는 느슨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실채권에 따라 쌓아야 하는 충당금 부담 때문이다.

예컨대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대지 못한 ‘한계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여신은 ‘정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유일하게 KB국민은행만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낮추고 1050억원 상당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좀비기업이라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은행 이자를 정상적으로 내는 데다가 주채권은행이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기에 우리만 낮출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의 자산 건전성 분류업무 해설 자료를 보면 “은행은 보유여신에 대해미래의 손실액을 추정하고, 이런 추정액만큼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함으로써 보유자산의 건전성을 보다 정확하게 표시”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건전성을 감독해야 할 당국은 작금의 위기를 초래하는 데 기여하거나 적어도 방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조선ㆍ해운사에 시행된 대출금을 부실 대출로 분류할 경우 은행이 추가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ㆍ한진중공업ㆍ현대상선ㆍ한진해운ㆍ창명해운 등 5개사 여신 등급을 ‘고정이하’나 ‘회수의문’으로 재분류하면 은행의 추가 충당금 규모는 3조∼7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조선과 해운업종 여신까지 합치면 특수은행이 추가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3조9000억∼9조원으로 늘어난다. 시중은행은 2조∼2조5000억원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spa@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