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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숨가쁜 해운·조선업 구조조정]벼랑끝 치킨게임…1차 데드라인 넘긴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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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로 전환된 용선료 협상

패 숨긴 채권단·용선주들

막판까지 눈치작전 치열

30일까지 협상 안되면 법정관리


“언제까지 용선료 인하 여부 알려주겠다는 말 조차 없습니다”

23일 한 채권단 관계자의 말이다. 용선료 협상의 1차 데드라인이었던 20일이 지나면서 선주들과 채권단ㆍ금융당국간의 막판 눈치작전은 더욱 치열해졌다.

사실상 오는 30일로 시한이 잡힌 ‘벼랑 끝 치킨게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끝까지 패를 숨기는 분위기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지난 주말이후 개별협상으로 전환된 용선료 협상 진행상황에 대해 진행상황을 함구하는 등 극도의 보안 유지에 힘쓰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물리적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마냥 지체해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는 없으며, 빠른 시일내에 결론을 낼 것”이라면서도 “협상과 관련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1차 데드라인의 공개, 용선료 인하 목표 공개, 그리고 개별 선주사들과의 협상 내용 등이 공개되면서 코너에 몰렸던 기존의 용선료 협상을 의식한 모양새다.

단체 협상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 협상 내용을 보고한 용선주들 역시 용선료 인하 여부와 시한에 대해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은 채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경우 이달 3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용선료협상의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만큼 늦어도 30일까지는 해외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우리야 조건부로 지원 하기로 결정했으니, 용선료 협상결과가 결의전 나와도 상관은 없다”며 “사채권자들의 경우 협상 전 용선료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채무재조정에 소극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30일까지 용선료를 깎지 못하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 행이 유력하다. 이 경우 기업의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아 현대상선은 청산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미 이 같은 경우를 염두에 두고 충당금을 준비하는 등 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용선료 협상을 시작한 한진해운은 현대상선이 지난 3개월간 벌여온 협상 과정을 고스란히 밟아나가야 한다. 그리스 다나오스, 조디악 등 주요 선주들이 겹치기 때문에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에 실패하면 한진해운 역시 어려운 길을 걷게 된다.

다만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실패가 그대로 기업청산으로 이어지고, 용선주들이 더 이상 배를 빌려주지 못하게 돼 손해를 보게 될 경우 한진해운과의 협상에서는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선업 구조조정 역시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20일 대우조선해양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추가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모두 자구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채권단은 이번 주에 본격적으로 조선 3사의 자구안을 검토한 이후 앞으로 진행될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은 자본확충펀드 조성과 직접 출자의 ‘투 트랙’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총론에서만 합의가 이뤄졌을 뿐 각론에선 정부와 한국은행의 의견이 여전히 갈린다.

한은은 자본확충펀드 조성 과정에서 정부가 지급보증을 해줘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정부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지급보증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한은에 요구하는 수출입은행 직접 출자를 놓고도 견해가 팽팽히 갈린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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